그중에서도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는 특히 주목된다. KB금융지주는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순수 민간 금융회사다. 또 NH농협금융지주는 경제지주와 함께 농협 개혁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다. 이런 두 금융지주의 지휘권을 모피아로 불리는 재무관료 출신이 쥐게 된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관치금융의 통로가 되기는 쉬워도 금융지주의 자율적 발전에는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금융기관 경영에서 그들이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 없지는 않다. 예컨대 공공성이 강해 아무래도 감독기관 등 정부의 정책적ㆍ행정적 관여를 많이 받게 되는 금융기관으로서는 그들이 갖고 있는 대정부 로비력을 필요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 현업에 필요한 실무적 경영 능력이나 현장 감각을 갖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게다가 그들의 관료 체질은 시대와 시장이 요구하는 혁신에 둔감하다. 우리의 금융산업이 제조업에 비해 국제경쟁력에서 크게 뒤지게 된 가장 큰 이유도 모피아로 상징되는 뿌리 깊은 관치금융 체제에서 찾아야 할지 모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