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봄꽃축제 화려한 개막...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봄이 됐음을 알리는 것으로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강남 갔다 돌아온 제비? 밥상에 올라온 냉이 무침? 아니면 거리를 활보하는 여인들의 하늘하늘한 파스텔 톤 원피스?
뭐니뭐니 해도 겨우내 헐벗었던 몸을 추스르고 다시 힘을 내 망울을 터트리는 꽃이야말로 바로 그 것이다.
그 꽃들의 향연인 봄꽃 축제가 시작됐을 때야 비로소 봄이 정말로 우리 곁으로 찾아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12일 오후 7시30분 한강여의도에서 봄꽃축제가 개막했다.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가 주최한 한강여의도 봄꽃 축제는 2005년에 첫 선을 보인 이래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행사로 지난해 전국 각지에서 700여만 명이 다녀갔을 만큼 '대한민국 대표 봄꽃 축제' 중 하나다.
이날 오전 10시 넘어서 축제 현장인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서로를 찾았다.
축제 현장으로 오는 길에 보았던 벚꽃나무는 활짝 피어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지만 막상 축제가 열리는 거리의 나무는 쌀쌀한 강바람을 장애물 없이 온몸으로 받아내서인지 대부분 꽃망울이 마음을 온전히 열지 않고 있었다.
당초 기상청에서 예상한 벚꽃 개화 시기는 8일 경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추위에 그 시기가 늦어진 듯 했다.
안타깝게도 거리를 은은한 듯 화려하게 수놓은 벚꽃을 볼 수는 없었지만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상당히 많이 준비돼 있었다.
북문과 남문 사이에 길게 일렬로 설치돼 있는 부스들은 각기 다양한 주제로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관심을 이끌고 있었다.
건강을 주제로 한 부스에서는 건강 전문가가 나와 관람객들의 체지방을 측정해주고 건강한 식습관을 소개하며 관련 팸플릿을 나눠주었다.
또 정신적인 ‘힐링’에 대한 최근의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한 듯 정신건강홍보관도 마련해 정신건강 상태 등에 대한 간단한 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역시 건강에 관심이 가장 많을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부스에 많이 모여 계셨다.
구슬을 엮어 액세서리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부채 만들기 등 연인들이나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은 체험 행사도 여럿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부채 만들기였다. 덩치 큰 어른 관람객이 테이블에 앉아 부채 앞에 코를 박고 열심히 붓을 놀려 하얀 도화지 같은 부채를 형형색색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부채로 탄생시키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부스들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스튜디오처럼 꾸민 부스였다. 청소년이 노래 한 곡을 선택해 부르면 마치 진짜 가수가 음반을 녹음하듯이 그 노래를 녹음해주고 있었다. 다들 한번쯤은 연예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 같았다. 그 음원을 노래를 부른 주인에게 보내준다고 하니 청소년에게는 일석이조다.
그야말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의 현장이었다.
오후 7시 즈음 풍물패가 여의서로 길을 따라 풍악을 울리며 관중을 무대 앞으로 이끌며 개막식 분위기를 띄웠다. 그리고 무대에서는 뽀로로, 코코몽 등 국내 대표 인기 캐릭터들이 나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었고 엄마 손을 붙잡고 나온 아이들은 의자에서 일어나 신나게 싸이 말춤을 췄다. 어느새 이 무대 앞에는 2000여 명이 운집해 있었다.
흥겨운 분위기가 고조되고 개그콘서트의 인기 없는 남자 김기열이 무대에 올라 개막식 사회를 보았다. 축제에 대한 소개, 그리고 내빈 소개가 이어졌다.
그리고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이 나와 한강여의도 봄꽃축제 개막을 선언했고 선언과 동시에 폭죽이 붉게 밤하늘을 가르자 관중들은 다함께 즐거움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축하공연으로 실시한 레이저 쇼와 태권타악 퍼포먼스 또한 관중의 눈길을 끄는데 충분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될 여의도 봄꽃 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절로 일었다.
13일 낮에는 기온이 18도까지 올라 벚꽃이 숨겨놓았던 하얀 속살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벚꽃 구경과 함께 많은 시민들이 다양하게 준비된 문화행사도 이어져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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