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억제 효소의 새로운 발견…난치병 치료 길 열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염증발생을 억제하는 인체 효소가 새로운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규명돼 난치성 염증 질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 세포 단백질 물질인 '카스파제-8'(caspase-8) 효소가 염증조절복합체(inflammasome)의 활성을 제어해 생체 내에서 염증 발생을 억제하는 직접적 역할을 하고 있는 사실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건국대 의료생명대학 생명공학과 강태봉 교수팀은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 가은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염증 발생에 있어 새로운 경로를 발견한 것은 물론 앞으로 후속연구를 통해 당뇨, 암, 알러지, 염증성 장질환 등 만성, 급성 염증성 질환의 진단과 질병 제어를 위한 새로운 분자 표적 물질 발굴과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몸은 발육과 조직교체 과정에서 끊임없이 세포예정사(Apoptosis)라고 불리는 세포사멸이 일어난다. 카스파제-8은 이러한 세포예정사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물질의 하나로 알려져 왔고 최근 연구에서는 이 효소가 세포사멸의 또 다른 형태인 세포괴사(Necroptosis)를 막아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포괴사에 의해 유발되는 염증의 발생을 억제하는 간접적인 기능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강 교수팀은 이번 실험에서 카스파제-8 효소가 세포괴사를 막는 간접적인 방법만이 아니라 인체의 염증발생에 핵심 역할을 하는 염증조절복합체(inflammasome)의 활성을 억제하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인체 염증발생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 경로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s)라고 불리는 면역 담당세포에만 카스파제-8 효소가 결핍된 생쥐를 제작하고 그 생쥐에 세균성 염증유발 성분인 지질다당체(LPS: Lipopolysaccharide)를 주사했을 때 정상적인 생쥐에 비해 이 효소가 결핍된 생쥐에서는 월등히 높은 치사율이 나타난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러한 생쥐의 치사가 염증성 싸이토카인의 하나인 인터루킨-1의 과다한 생산에 기인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카스파제-8과 인터루킨-1 생산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후속실험을 진행한 결과, 카스파제-8이 결핍된 면역세포에서 지질다당체의 자극에 의해 인터류킨-1의 분비를 조절하고 있는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과 이러한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은 카스파제-8의 기질로 알려진 RIPK1, RIPK3라 불리는 카이네이즈(kinase)들을 경유해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강 교수는 "실험을 통해 카스파제-8이 기존에 알려진 것 이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염증발생 억제에 공헌하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카스파제-8이 세포괴사를 억제해 세포괴사로 인해 유발되는 염증을 제어하는 간접적인 방법만이 아닌, 염증발생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억제를 통한 직접적인 방법으로 염증발생억제에 공헌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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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셀(Cell)'이 발간하는 이뮤니티(Immunity) 1월호(1월 24일 발간)에 발표됐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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