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이 차기 우리 정부 대표로 일할 박근혜 당선인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일단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당선이 확정된 선거 이튿날인 지난 20일 "남조선에서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거나 구체적인 논평을 덧붙이진 않았다. 이후에도 통신이나 조선중앙방송,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관련소식을 다루지 않고 있다.

짧게라도 당선소식을 다뤘다는 점에선 5년 전 이명박 대통령 당선 때와 다르다. 당시엔 선거 후 이듬해 취임식까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선거 2~3일 후 간단한 논평과 함께 소식을 전했다.


다만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당선 이틀 뒤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인용해 관련소식을 전하면서 박 당선인에게 대북정책에 관한 입장을 밝히도록 요구했다. 조선신보는 일본에서 발행되지만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다. 북한은 과거에도 이 신문을 통해 우회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 왔다.

조선신보 역시 박 당선인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고 '새누리당 후보'라는 표현을 썼다. 신문은 지난 1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전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공개질문장'이 아직 유효하다며, 박 당선인이 어떤 대북정책을 펼칠지 관심을 보였다.


북한 매체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와 달리 '차분한' 논조를 유지하고 있는 건 일단 박 당선인의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지켜본 후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5ㆍ24조치나 금강산관광 관련문제 등 남북간 현안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기본적인 논조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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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략적인' 의도와 함께 북한 내부적인 사정도 있다. 지난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후 각종 축하연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를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도 한창이다.


여기에 예년부터 연말ㆍ연초 시기에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내부 체제정비에 집중하는 북한의 특수성도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박 당선인보다 지난달 재선에 성공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차기 총리로 예정된 일본 아베 신조 자민당 대표가 보여줄 대북정책에 더 신경쓰면서 남북관계 입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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