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빙자간음죄 폐지, 간통죄는?…"이러니 남을 수밖에"
지난해 간통죄로 적발된 1700명 중 52% 1년이내 다시 적발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혼인빙자간음죄가 지난 11일 완전히 폐지됐다. 2009년 11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정을 내린지 3년만이다. 남성이 혼인을 약정했다고 해서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착오를 국가가 형벌로 보호한다는 것은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본다는 게 헌법재판소의 설명이다.
혼인빙자간음죄가 없어지면서 가까스로 합헌결정이 내려진 간통죄에 대한 존치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간통죄는 당시 혼인빙자간음죄와 함께 헌법소원이 제청됐지만 재판관 6(합헌)대3(위헌)으로 합헌이 유지됐다. 간통죄(형법 제241조)로 재판에 넘겨질 경우 6개월 이상, 2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두 범죄는 남녀 사이의 성적 사생활을 국가가 처벌하는 유사한 성격의 법조항으로 언급돼 왔다. 다만 간통죄는 혼인빙자간음죄와 달리 가족생활을 유지하도록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공익성이 크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간통죄는 범죄 발생 건수에서 수년째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간통 범죄가 약 1700건으로 1997~2006년 평균 1900명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반면에 혼인빙자간음죄는 같은 기간(1997~2006년) 연평균 27명에 불과했다.
간통죄의 범죄 패턴을 보면 1년 이내 재범률이 50%를 넘어선다. 대검찰청이 매년 발간하는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간통으로 적발된 1697명 중 1년 이내에 다시 간통으로 걸린 경우가 52.6%에 달했다. 두 명중에 한 명꼴로 1년을 넘지 않고 다시 '바람'을 피웠던 셈이다. 간통보다 1년 이내 재범률이 높은 범죄는 절도(63.2%), 방화(54.1%) 뿐이었다.
또 흔히 생각하는 간통범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통계도 있다. 간통범죄가 발생하는 시간대도 밤 시간대와 낮 시간대가 비슷했다. 44.5%가 밤8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발생했고,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낮 시간에도 42.5%가 발생했다. 발생 장소도 숙박업소(30.4%)보다 주거지(33.7%)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간통범죄 피해자 연령을 살펴보면 남성은 50대가 46%, 여성 40대가 39%로 가장 많았다.
간통죄에 대한 발생 빈도 등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간통죄가 위헌이라는 학계와 여론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검찰의 수사 방식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지난 1997년에는 검찰은 구속수사가 원칙인 간통죄 사범에 대해 '이중결혼 생활을 하거나 가정이 파괴되는 등 죄질이 무거울 때'를 제외하고는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인신구속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 개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간통죄는 배우자를 처벌하는 형사사건으로 이혼사유인 배우자의 부정행위보다 더욱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사진자료나 체액이 묻은 옷가지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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