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프랜차이즈 홍수 속에 소신 지킨 소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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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서울의 길거리는 온통 카페다. 번화가를 지날 때마다 이 많은 카페들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인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무섭게 세를 늘려 나간 '카페베네' 등 프랜차이즈 커피숍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들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로스팅 설비까지 갖춘 카페가 아파트 단지 일대에도 생겨날 정도다. "많은 직장인과 청년들의 로망이자 이제 곧 쏟아져 나올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후 대안"이 카페다.


'착해도 망하지 않아'는 직장인의 탈출구가 아닌 대안공간으로서의 카페를 모색하는 책이다.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의미가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삼일회계법인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했고 외국계 헤지펀드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억대 연봉을 받았던 저자가 회사를 박차고 나갈 때 품었던 꿈이기도 했다. 그러나 꿈과 현실은 일치하지 않았다. 몇몇 선배들과 의기투합해 단숨에 차린 카페는 바로 고비를 맞는다. 1억여원을 들여 홍대에 문을 연 카페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허덕인다.

두 번째 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막연한 생각에 박원순 변호사님에게 트위터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박 변호사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기 전의 일이다. 놀랍게도 박 변호사는 '인문학'과 '사회정의'가 공존하는 카페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저자의 메시지에 적극적 반응을 보여줬다. 희망제작소 사람들이 직접 저자의 카페를 방문하고 문제점을 지적해 준 것이다. 저자에게는 미션이 하나 주어진다. 이미 존재하는 이른바 '소셜 카페'들을 만나고 올 것. 그 과정에서 진정한 공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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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공간은 관계를 낳는다. 책 속에서 소개되는 '소셜 카페'들은 특별한 관계맺음을 가능케 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안산의 '행복한 카페'는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사회복지를 전공한 진은아 대표가 차린 곳이다. 장애인 노동자가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만나는 장소다. 성미산 마을공동체 카페인 '작은 나무'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만들어졌다. 마을사람들이 저녁시간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의 동아리 발표회나 마을 출신 사진작가 전시회 등의 크고 작은 이벤트가 진행된다. 저자는 자신의 카페 역시 "더 공익적 창조가 일어나는 시민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자본 밖에서 '살아있는' 카페 공간을 탐구하는 책으로 카페 창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염두에 둘 만한 내용들이다.

착해도 망하지 않아/강도현 지음/북인더갭/1만 3600원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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