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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마술이다’, 감정을 강요하는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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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이것이 마술이다’ MBC 밤 6시 35분
아이템은 방송의 흥행에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시청자의 신뢰는 그것을 다루는 태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것이 마술이다’는 두 마리 토끼 모두를 놓칠 수밖에 없는 방송이었다. 이미 십여 년 전 마술의 트릭을 밝히는 쇼가 등장했고 블록버스터급의 마술 이벤트가 펼쳐지는 시대에 명절 특집 프로그램으로서도 이제는 고루해진 스튜디오 마술쇼를 정기적인 코너로 배치한 기획의도부터가 모호하다. 여기에 더해 프로그램은 두 명의 마술사를 무대로 불러오는 것 이상의 무엇도 준비하지 않는 불성실함으로 방송을 꾸려나간다. 패널들의 존재는 방청객 이상이 아니며, 그들의 리액션마저도 실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실패했다. 심지어 놀랍다는 감정을 계속해서 중계하듯 전달하는 진행자들의 태도는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고 충격을 강요받는 느낌을 줄 따름이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상의 문제점들이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일밤>의 전반적 개선지점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이다. 동시간의 프로그램들이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개발하고 서사를 구성해 나갈 때, <일밤>은 일방적인 쇼를 제공하며 감동을 재촉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나는 가수다’가 더 이상 처음만큼의 화제를 모으지 못하는 것은 노래의 차이가 아니라 관계의 실종 때문이며, 이것은 나아가 시청자와의 상호작용에도 효과적이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다. 결국 시청자들이 보기를 원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작전에 의해 환상처럼 구현되는 이야기이며, 이것은 마술의 핵심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너무나 순진하게 마술만을 그저 보여주고 있는 ‘이것이 마술이다’가 그 진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야말로 충격적이고 놀라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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