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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바꾸려 해도 보조금 0원..16년 충성고객의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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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 가입자당 수익 낮은 장기가입자 외면..2G→3G→4G 기술 변화 빨라질수록 장기가입자 찬밥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올해로 16년째 한 이통사만을 줄곧 이용해온 신규진(61)씨는 최근 대리점에 들렀다가 씁쓸한 경험을 맛봤다. 오랫동안 써온 2G 휴대폰을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다. 장기 고객에 대해 혜택이 클 것으로 기대했지만 착각이었다.

기기 변경으로 갤럭시S3를 사는데 보조금은 한푼도 없었다. 다른 고객보다 오히려 비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사야 했던 것이다.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하면 보조금을 많이 받을테지만 단골 이통사를 떠날 생각이 없었던 터라 배신감은 더 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간 고객 빼앗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이통사의 장기 고객들은 오히려 홀대를 받고 있다. 이통3사가 신규가입자 유치를 위해 연간 수조원의 보조금을 풀고 있지만 장기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거의 없는 것이다. 이통사를 자주 바꾸는 고객들과 달리 장기 가입자는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특히 2G에서 3G, LTE(롱텀에볼루션)로 기술이 바뀔 때마다 이같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신규 가입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선호하기 마련"이라며 "당연히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도 높다"고 말했다. 장기 가입자들은 대개 2G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ARPU가 낮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이 번호이동고객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도 장기 가입자들이 설움 받는 이유다.

영업현장에서도 장기 고객들은 '봉'이다. 한 대리점 운영자는 "보통 장기가입자들은 장ㆍ노년층이 많고 통신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아무리 높게 단말기 가격을 불러도 결국 그 가격을 지불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매장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신규가입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개인정보활용 용도가 높기 때문인데 장기 고객은 어디까지 동의했는지 알기 어려워 개인정보 활용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은 장기 고객들을 위한 혜택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장기ㆍ우량 고객이 기기변경을 할 때 보조금처럼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는 행복기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제도가 너무 복잡하거나 홍보가 잘 안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SK텔레콤의 행복기변은 사용금액, 가입기간, 연체감점 등을 따져 30점 이상 점수를 확보한 고객에게만 혜택을 준다. 행복기변 대상인 이철민(47)씨는 "최근 이통사간 보조금 경쟁이 가열되면서 행복기변 혜택이 예전만 못하다"고 꼬집었다.

아이폰5 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들 중에서도 장기 고객들이 많다. KT에서 아이폰을 처음 샀다는 서진희(30)씨는 4년째 K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서 씨는 "아이폰하면 KT라는 인식 때문에 장기가입을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장기가입자로 해서 특별한 혜택을 받는 건 없기 때문에 삼성이나 LG 같은 휴대폰을 쓰게된다면 당장 이통사를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3년 넘게 SK텔레콤을 쓰다가 6개월 전 LTE휴대폰을 사며 LG 유플러스로 넘어온 이가은(29)씨도 "당시 LG유플러스가 신규가입자들에게 무료데이터 10기가를 준다고 해서 선택한 것일 뿐"이라며 "2년 약정만 끝나면 신규가입에 혜택을 많이 주는 다른 이통사로 갈아탈 것"이라고 털어놨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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