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63조원에 이르는 농협 예탁금에도 이자소득세를 물리게 될까. 1일부터 시작되는 세법 심의를 앞두고 표심을 살피는 정치권과 균형재정을 지키겠다는 정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올해의 쟁점은 40년 가까이 세금을 물지 않았던 5개 조합 비과세 예탁금에 과세를 시작할지 여부다.

정부는 1976년부터 36년 동안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의 3000만원 이하 예탁금에 이자소득세를 받지 않았다. 5개 조합의 1000만원 이하 출자금 배당소득과 이용고 배당(대출 후 이자를 내는 등 이용도를 고려해 배당하는 방식)에도 비과세 혜택을 줬다. 농어민의 재산 형성을 돕자는 취지였다.


정부는 이런 세제 혜택을 올해 말로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농어민들의 소득 수준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소득에 지방세 포함 15.4%의 세금이 붙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세 형평에 맞지 않는 제도라고 결론을 냈다.

기획재정부 서지원 금융세제팀장은 다만 "서민금융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내년에 5%, 2014년부터 9%의 낮은 세율로 이자소득세를 물리고 분리과세 혜택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조합법인에도 보다 무거운 세금을 물릴 계획이다. 종전엔 당기순이익에 9%의 단일세율을 적용했지만, 내년부터는 과표 2억원 이하에만 9%의 세율을 적용한다. 2억원을 초과하면 1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이 경우에도 3단계 누진세율을 적용받는 일반법인보다는 세율이 낮다.


정부안 대로 세법이 처리되면 내년부터 지역농협 예수금의 30%에 이르는 63조원(2011년 말 기준)의 비과세 예탁금에 이자소득세가 붙는다. 정부는 농협 등 5개 조합의 비과세 예탁금에 이자소득세가 붙으면 내년에만 3000억원, 이듬해부터 연간 5400억원 정도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원으로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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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의 구상대로 과세가 시작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조합의 반발이 거센데다 법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 재정위 조세소위 위원들이 농어민들의 눈치를 보고 있어서다.


5개 조합들은 "비과세 예탁금이 사라지면 도·농간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조합의 예수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 조합의 존립을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반대 논리를 펴고 있다. 정치권도 "농어민의 재산형성을 돕기 위한 예탁금에 세금을 물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나올지 관심이 높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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