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마지막 승부. 농구를 소재로 한 1994년 MBC 드라마가 아니다. 타이틀을 둘러싼 2012년 넥센의 이야기다. 주연은 박병호와 강정호. 장타율 1위를 놓고 한 판 대결을 펼친다.
넥센은 5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미 6위(61승3무68패)로 확정된 리그 순위. 그렇다고 모든 경쟁이 막을 내린 건 아니다. 상대인 두산만 해도 그러하다. 1승은 절실하다. 3위(67승3무61패)를 굳히고 있으나 아직 화룡점정을 찍지 못했다. 4위 롯데(67승3무61패)와의 격차는 1.5경기. 준 플레이오프에서 홈구장 이점을 챙기고 여유롭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려면 승리는 필수다.
마지막 한 경기에 달린 타이틀의 운명. 박병호, 강정호 모두에게 1위 등극은 간절하다. 박병호는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홈런(31개), 타점(105점) 타이틀 획득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20차례 베이스를 훔쳐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기자단의 현장 투표와 부재자투표로 결정되는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에 가장 근접했다고 평가받는다. 이런 그에게 장타율 타이틀은 MVP 수상을 위한 또 하나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타이틀 획득이 시급한 건 강정호도 다르지 않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그는 홈런을 포함한 다양한 타이틀을 독식하는 듯했다. 그만큼 돌아가는 배트는 매서웠다. 그러나 거침없던 상승세는 부상 등에 휘말리며 8월 이후 뚝 끊어졌다. 8월과 9월 타율은 각각 2할6푼과 2할7푼8리. 그 사이 박병호(홈런, 타점), 이용규(득점), 손아섭(최다안타) 등은 타이틀 하나 이상씩을 챙기며 강정호의 한숨을 짙게 했다. 가까스로 다시 올라선 장타율 선두는 마지막 남은 보루나 다름없는 셈. 내년 연봉 인상을 위해서라도 이는 꼭 필요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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