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침체 불황대비, 막바지 경영계획표 점검
이 회장은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들의 질문에 "평상시와 같은 출장"이라고 답했다.
이 회장이 일본에서 돌아온 지 2주일여 만에 다시 일본행을 택한 것과 관련, 그만큼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상황판단이 어렵다는 해석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그동안 일본 등지에 머무르고 귀국한 뒤 위기 타개를 위한 화두를 제시해왔으나 지난달 귀국 이후에는 키워드를 주문하지 않았다.
삼성그룹 내부에선 내년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현장점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위기의 실체가 드러나는 만큼 이 회장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위기에 과감히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해 삼성전자를 글로벌 회사로 키워냈다. 따라서 이 회장의 이번 출장 결과가 주목된다. 과감한 투자에 나설지,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내 놓을지 여부가 이 회장의 선택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을 위한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내년도 경영계획 확정을 위한 글로벌 경영회의가 열리는 10월 말 직전에 귀국할 전망이다.
매년 10월은 삼성그룹이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달이다. 9월부터 시작되는 경영계획 수립은 삼성그룹에서 세운 내부 목표에 따라 각 계열사별로 세부 경영계획을 짠 뒤 10월 말 경영진들이 모여 글로벌 경영회의를 갖고 경영계획을 확정 짓는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출장은 경영계획 수립 막바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내년 사상 최대의 경제 위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 회장과 삼성그룹이 공격적 투자에 나설지, 보수적 경영계획을 내 놓을 것인지 여부는 재계 전체의 투자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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