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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목스님 "책 읽고 충분히 곰삭히는 시간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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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목스님, 23일 '와우북페스티벌'의 '청춘, 내 인생을 움직인 책' 특별 강연에 나서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책을 읽다가 가슴을 울리는 문장을 만났다면 충분히 내 안에서 씨앗이 자라 한 그루 나무 가 될 때까지 여백의 시간을 가져라"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의 저자 정목스님이 지친 청춘들을 위해 특별한 강연을 열었다. 23일 오후 홍대 일대에서 진행된 '와우북페스티벌'에서는 '청춘, 내 인생을 움직인 책 '을 주제로 정목스님과 50여명의 독자들이 만났다.
정목스님이 23일 '와우북페스티벌'에서 '청춘, 내 인생을 움직인 책'을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정목스님이 23일 '와우북페스티벌'에서 '청춘, 내 인생을 움직인 책'을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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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롤모델 '싯다르타' 헤세 통해 만나다= 정목스님은 '내 인생을 움직인 책'으로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꼽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레미제라블' 등 고전을 읽다가 접하게 된 책이다.
스님은 "중학교 2학년이 이해할만한 수준의 책은 아니다보니 그 당시엔 무슨 말인지 다 알지도 못했다"면서 "그런데도 책을 한 줄 한 줄 읽어가는 데 심장이 계속 뛰고, 영혼에 와 닿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스님은 "당시 판에 박힌 학교생활에 전혀 흥미가 없었고, 친구들과 선생님들도 행복해 보이지 않아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며 "완전한 행복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싯다르타를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책을 읽으면서 완전하게 자유로운 인간이자 가장 아름다운 인간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독서 경험은 16살 소녀가 출가를 결심하도록 만들었다. 싯다르타라는 인생의 첫 롤 모델이 생긴만큼 그가 갔던 길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은 굳은 결심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단 한명도 스님의 선택을 지지해주지 않았다. 스님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왜 다른 사람들이 결정하려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다들 두려움과 공포만을 이야기했지만 정작 나에게는 그 모든 게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수행자의 길에 나선 스님은 불교 경전을 보기 시작하면서 그때까지 그렇게 재미없던 공부가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스님은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온 몸의 세포가 떨려오는 행복함이 밀려왔다"며 "어느 누구도 지지해주지 않은 길이었지만 '싯다르타'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꿈이 나를 이끌었고 결국 그 길을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책에서 얻은 씨앗, 나무로 클 때까지 기다려야=스님은 자신의 독서법을 소개하면서 "다독하기보다는 책을 읽고 자기 안에서 충분히 곰삭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 영혼을 울린 한 줄의 글귀가 내 안에서 살아 움직여서 내 것이 될 때까지 충분한 여백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충분히 곰삭히는 시간을 거쳐야 책 속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책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일 뿐 내 영혼이 달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 스님은 "책은 진리를 가리키는 손가락이지 진리 자체가 될 순 없다"며 "책의 안내를 받아 내 자신의 영혼 이 달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내 영혼을 흔드는 한 문장을 만났다면 하나의 씨앗이라고 생각하면서 물을 주고 직접 키워보라"며 "그 씨앗이 진정한 보리수나무, 깨달음의 나무로 자라나서 그 나무 아래 스스로 쉴 수 있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지친 청춘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스님은 인생을 산을 오르는 게 아니라 사막을 지나는 것에 비유했다. 그는 "등산은 표지석을 따라 정상을 향해 오르면 되지만 사막은 아무리 가도 길이 없다"며 "다만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인도해줄 것"이라며 강연을 마무리지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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