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사장은 지난주 금요일인 14일 출근하지 않았다. 그날 새벽 모친이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회사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 매일 사장 일정을 챙기는 비서도 까맣게 몰랐다. 장례식도 현대중공업 그룹과 관련이 있는 아산병원이 아닌 경기도 성남시 금토동 자택에서 치렀다.
화요일인 18일에는 삼우제를 지내고 바로 출근했다. 뒤늦게 권 사장의 모친상 소식을 알게 된 직원들 사이에선 조의금을 마련해 '현대오일뱅크1%나눔재단'에 기부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조의를 표하면서도 평소 나눔문화에 앞장섰던 권 사장의 뜻을 헤아려 조의금을 기부하자는 의도에서다.
권 사장은 평소 '현대오일뱅크1%나눔재단'과 아산나눔재단 등으로 기부문화 정착에 앞장서 왔다. 현대오일뱅크는 권 사장의 주도 아래 지난해 임직원의 급여 1%를 기부해 기금을 조성하는 나눔재단을 설립했다. 기부는 본인이 중단의 뜻을 밝히지 않는다면 퇴직할 때까지 매월 급여공제 형태로 계속된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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