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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신호들, 중국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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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은 8일(현지시간) 중국 경제가 심각한 하방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국제 무대에서 중국 경제가 사정이 좋지 않다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후 주석은 APEC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 경제가 눈에 띌 만큼 큰 하방압력에 직면에 있으며, 중소기업들인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고 수출 기업들은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안정적인 성장과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의 사회기반시설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후 주석의 사회기반시설을 통한 경기 부양 발언은 지난 5~6일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각 지역별로 올라온 지하철·고속도로·항만 등 60개 건설 프로젝트를 잇달아 승인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총 투입되는 자금규모만 1조위안(178조원)에 달하는 사업규모인 만큼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산업생산 성장세가 3년만에 가장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8.9% 늘어난데 그쳐, 7월에 기록했단 9.2% 및 전문가들의 시장예상치 9%를 하회했다. 줄곧 두자릿수 이상의 산업생산 성장세를 보여왔던 중국이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 들어와서도 한 자릿수 성장세에 그쳐,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 역시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왔다.

NDRC의 투자 승인과 관련해 HSBC의 취홍빈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 당국자들이 인프라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향후 수개월간 완만한 경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는 물가라는 암초를 만났다.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0%를 기록했다. 안정된 흐름을 보여왔던 물가가 5개월만에 상승 흐름을 보인 것이다. 이번 물가 상승 흐름의 주된 원인은 폭우 등의 영향으로 인한 식품가격 상승세였다. 식품 가격에 대한 중국 물가의 취약성이 다시금 확인된 셈이다. 이번 물가 상승세는 폭우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비롯됐지만, 올해 말 미국 등지의 가뭄의 영향으로 전세계 식품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에 중국 물가 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리서치 회사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 당국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경기 부양에 나서기는 하겠지만, 공격적으로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경기부양에 나설지 말지를 두고서 다시 기로에 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왜 중국은 추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지 않는가’를 분석했다.

WSJ는 유력한 설명 가운데 하나로 10년만의 중국 지도부 교체가 중국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마비시켰다는 의견을 소개했다.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커다란 정책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WSJ는 이 설명과 관련해 중국 지도부들이 경제 성장이라는 커다란 정책 목표를 두고 이견이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는 주요한 이유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다른 설명으로는 중국 정부 당국의 현재 수준의 경제 성장을 받아들일 만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미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의 경제성장 목표를 8%에서 7.5%로 낮춰, 성장률이 하락하더라도 목표치 달성에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명으로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고 싶어도, 2008~9년 당시의 경기 부양으로 인한 악성채무, 과잉생산, 물가 불안등으로 인해 정책에 나설만큼 입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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