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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뛴 50년·뛸 50년]오징어 수출하던 삼성, 코카콜라보다 유명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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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원년 창간기획 뛸 50년 뛴 50년]2부 뛰고 있는 기업 1. 삼성그룹

1968년 전자산업 진출 선언
1975년 국내 최초 종합무역상사
TV로 명성 쌓으며 해외시장 개척
1990년대 최강 반도체 회사 등극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한국의 수출 역사는 삼성의 역사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특히 삼성의 모태인 삼성물산과 주력계열사 삼성전자는 국내 수출의 첨병 역할을 했으며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지난 1938년 대구에서 삼성물산의 전신인 삼성상회를 설립하고 무역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해방을 거쳐 1948년 서울로 사무소를 이전하고 삼성물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 당시 삼성물산의 주요 수출품은 마른오징어와 한천 등의 해산물과 면실박으로 지금의 첨단제품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병철 선대회장은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사업을 크게 확장해 1957년 연간 수출입실적 1500만달러를 달성하는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당시 우리나라 연간 교역량의 약 3.81%를 차지했다.

1960년대 들어 정부가 수출증진 정책을 확대하자 삼성물산의 수출 실적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1961년에 연간수출 59만달러를 달성했고 1962년에는 9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후에도 매년 200%를 넘나드는 수출 증가율을 보이며 1969년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후 수출정책을 더욱 확대한 정부로부터 1975년에 국내 최초로 종합무역상사 1호로 지정받게 됐다.
삼성전자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삼성전자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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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국내 수출의 첨병역할을 하던 와중에 이병철 선대 회장은 무역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전자산업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다. 이병철 회장은 전자산업이야말로 우리나라 경제단계에 꼭 알맞은 산업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1968년 당시 주력계열사였던 삼성물산에 개발부를 설치하고 전자산업에 대한 신규투자 문제를 검토케 했다. 삼성은 전자공업이 민생용을 기초로 발전해 왔으므로 TV와 음향기기 같은 제품을 중심으로 개발시켜 나간다면 유망한 신규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면밀한 조사와 계획을 진행시켰다.
신규사업계획이 주도면밀하게 완성될 무렵인 1968년 6월 이병철 회장은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자산업 진출을 대외에 선포했다. 그러자 국내 전자업계가 큰 타격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존 메이커는 물론 언론과 국회의원까지 가세해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 저지운동을 펼쳤다.

이에 선대회장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전자산업의 장래성을 설명하고 국가기간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후 정부는 1968년 6월19일 전자부품을 수출전략산업으로 개발한다는 요지의 전자공업진흥 8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 길이 열리게 됐다. 이렇게 1969년 1월 삼성전자가 탄생했다.

삼성전자는 초보적인 국내 기술로는 전자산업의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일본의 산요전기와 합작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전량수출이라는 조건하에 삼성산요전기주식회사와 삼성NEC 등이 설립됐다.

삼성산요는 이후 1971년 1월 국내 최초로 중남미의 파나마에 TV를 수출했다. 당시 직원 5명이 해외영업에 나서 TV 수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TV 수출은 당시 국내 TV 생산기술로는 대단한 성과였으며 우리나라 전자제품 수출에 신기원을 이룩한 셈이었다.

그후 삼성산요는 미국 파나마 등과 이미 계약을 체결했던 5만7000여대 중에서 일부분인 500대분을 선적한데 이어 3월부터 나머지 물량을 계속 수출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산요는 TV의 생산시설을 월 2만대 수준으로 확장하는 한편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했다.
삼성전자 주요제품별 매출 실적표

삼성전자 주요제품별 매출 실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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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74년에는 카세트 녹음기 등을 수출했고 1975년에는 이란에 흑백TV, 이탈리아에 전탁 등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1975년 벨기에에 지사를 설치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까지 수출지역을 확대했다.

그 결과 1976년에 들어와서는 삼성전자의 수출실적이 전년에 비해 20배 증가했다. 그리고 1977년에는 처음으로 파키스탄에 냉장고를 수출했으며 국내 최초로 컬러TV 3만대를 미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1979년에는 미국내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6월에는 일본에 처음으로 흑백TV를 설치했다.

계열사 별로는 삼성전관이 설립 첫해인 1970년 방전표시관 수출을 시작으로 1973년에는 일본 NEC에 방전표시관을 수출했으며 1976년에는 미국 GE사에 연간 약 1만개의 브라운관을 직수출했다. 전주제지도 1975년 미얀마에 60만달러 어치의 용지를 수출했다. 제일모직은 1974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중동에 복지를 수출했다.

삼성은 국내 정상기업답게 우리나라 수출신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수출 견인차 역할은 1980년대 들어와서도 이어졌다. 그룹 전체로 1980년 19억8600만달러의 물량을 수출한 후 1985년까지 연평균 29.9%의 신장세를 보여 같은 기간 중 우리나라 전체 평균치인 15.1%에 비해 2배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 1조달러 달성 기념 '제48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최지성 삼성 부회장(오른쪽 다섯번째)에게 역대 최고 수출탑인 '650억달러 수출탑'을 수여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 1조달러 달성 기념 '제48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최지성 삼성 부회장(오른쪽 다섯번째)에게 역대 최고 수출탑인 '650억달러 수출탑'을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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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전자는 1986년 8월 컬러TV 누계생산 1000만대를 기록하면서 이 중 약 70%에 달하는 701만대를 세계 100여개 국에 수출했다. 또 기술혁신에 따라 각종 신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수출상품을 다양화했다. 그 결과 1980년 전자업계 최초로 수출 2억달러 달성한 이후 1986년에는 12억2000만달러로 급신장했다.

1990년대 이후로는 삼성의 반도체와 휴대폰이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1990년대부터 반도체를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주축이된 국내 반도체 수출은 1990년에 전체 수출액 대비 비중이 7%에 머물렀으나 1995년에는 18%로 크게 높아져 단일품목으로 가장 높은 수출비중을 차지했다.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는 현재까지 D램과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휴대폰 역시 삼성전자의 주력 수출 품목이다. 국내에 무선통신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지난 1990년대부터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생산 및 수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 1996년 휴대전화 100만대 생산 돌파 이후 10년 만인 2005년에 1억대 생산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연간 3억대를 넘어섰다. 이는 최근 국제적으로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진 결과인데 삼성전자는 현재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와 휴대전화 수출에 힘입어 2000년대 이후 삼성전자의 수출은 더욱더 성장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수출액은 2001년 200억달러에서 2008년 500억달러를 돌파했고 지난해 650억달러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수출액의 16.5%를 차지하는 성과다.
(참고 : 삼성60년사)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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