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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상품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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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낮고, 예대마진 줄고, 규제 세지고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은행권의 신상품 출시가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수신 상품을 개발할 여력이 사라졌고, 고객들도 아이디어 금융상품보다는 금리에 따라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정부의 서민금융 정책 등에 부합하기 위해 일부 대출상품 개발에만 주력하는 양상이다.

3일 은행연합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연합회에 공시된 4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ㆍ신한은행ㆍ우리은행ㆍ하나은행)의 신상품은 총 5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0여개에 가까운 신상품이 출시됐던 것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신상품 출시는 크게 줄었으나 대출상품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신한은행의 경우 총 15개의 신상품 중 1/3이 대출상품이며, 우리은행의 경우에도 25개의 신상품 중 1/3 이상인 8개가 대출상품이다. 대출상품이 없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신상품 출시가 각각 5개에 그쳤다.

대출상품을 제외한 신상품도 대부분 지수연동예금이나 외화적금예금이다. 지수연동예금의 경우 주가가 일정 부분 이상 급격히 오르거나 내리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뾰족한 전략상품이 없는 은행권이 꾸준히 출시해 왔다. 4대 은행 신상품 중 지수와 연계된 상품(주가연동예금, 펀드 등)은 7개다.

외화예금의 경우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자 한 정부의 독려에 따라 은행권이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올해 은행권 신상품의 특징은 특정 은행이 연상될 만한 히트상품이 없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의 '바보의 나눔 적금', 신한은행의 '월복리 적금'이나 '생활의 지혜 적금', 우리은행의 '매직7 적금 등'과 같은 히트상품은 대부분 2010~2011년에 나온 상품들이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금리 때문이다. 금리가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고객들이 솔깃할 만한 금리를 주는 상품을 내놓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이 길어지자 고객들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야구관련 예금, 영화 관람객 숫자 연동 예금 등) 보다는 금리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KDB 다이렉트'를 내놓자 예수금은 7개월여만에 1조원을 돌파하며 '대박'을 쳤다.

금융당국의 규제도 신상품 출시의 발목을 잡았다. 금융당국은 사행성이 짙다는 이유로 스포츠 연계 상품 등의 출시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금융권에 유행처럼 번졌던 스포츠 연계 상품이 줄었다.

카드와 연계된 상품도 출시하기 어려워졌다. 카드를 일정 금액 이상 써야 금리를 주는 상품은 고객들의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상품개발 담당자는 "신상품이 많이 출시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예전에 비해 금리상황도 안 좋고, 예대마진도 많이 준 상황에서 규제도 강해져 상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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