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아시아블로그] 키코 첫 배상판결 희망 불씨 될까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몇년 전 일이다. 인터뷰를 요청한 중소기업인 4명이 눈물을 보이며 흐느꼈다. 특히 직원으로부터 출발해 30여년을 회사를 위해 밤낮으로 일하면서 경영자의 자리까지 올라간 여성 기업인의 절규와 쏟아지던 눈물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이들이 다시금 생각난 것은 최근 키코(KIKO)피해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최대 70%까지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다. 그동안 키코를 잠시 잊고 있었다. 중소기업인들에게 경영악화와 부도 등 큰 고통을 남기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키코였지만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키코(Knock-In Knock-Out)는 통화옵션상품이다. 계약기간 동안 환율이 일정 구간 내에서 변동하면 기업이 이익을 보지만 구간을 벗어나면 큰 손해를 입는 구조다. 2008년 시중은행들의 권유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키코에 가입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환율이 폭등하면서 대부분의 가입업체들이 손해를 봤다.

당시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손해 규모는 수조원에 달했다. 피해기업들 중 일부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은행 4곳을 상대로 고소까지 했다.

지금까지도 피해기업과 은행들의 소송은 진행 중이다. 피해기업은 리스크가 확대되는 엉터리 상품을 중소기업에게 판매한 은행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고, 은행측은 기업 자의에 의한 거래였고 은행도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그동안 재판부는 은행측의 손을 들어줬다. 피해기업들이 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어려운 기업 환경에도 자비를 털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지방법원 1심 민사 21재판부가 키코 판매은행이 키코로 인해 얻은 수익의 60%~70%를 피해기업에 배상해주라고 판결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키코 소송에서 내려진 판결 가운에 처음으로 기업이 승소하게 된 것이다. 매우 큰 의미다.

공대위 한 관계자는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의 결과"라며 그동안의 고통과 마음 고생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

피해기업들은 새로운 용기를 얻게 됐다. 본연의 사업에도 매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총 15개사가 상고를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키코 사태다. 이번 첫 승소 이후의 새로운 결과들이 어떻게 나올지도 매우 중요하다.

피해기업들은 30일 서울 여의도에 모여 그동안의 진행상황과 향후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소송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은행이 과실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할 때까지 필요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할 것을 다시금 결의했다.

키코 사태는 많은 우량 중소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이들이 다시 우리나라 경제에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향후에도 재판부의 올바른 판단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인들이 다시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김대섭 기자 joas11@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