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글라센버그 CEO는 21일 “엑스트라타와의 인수합병(M&A)이 꼭 필요한 거래는 아니다”라면서 인수를 포기할 의사도 있음을 드러냈다. 카타르 국부펀드에 글렌코어의 엑스트라타 지분 33.7%를 모두 넘기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엑스트라타 지분 11.7%를 보유한 카타르 국부펀드 산하 카타르홀딩스가 인수가격이 불만족스럽다는 ‘딴지’를 걸었다. 글렌코어가 내놓은 합병조건은 엑스트라타 주식 1주당 글렌코어 주식 2.8주(총 260억달러)를 맞바꾼다는 것이었으며 전체 주주의 75%의 동의를 확보했지만, 아흐마드 모하메드 알-사예드 카타르홀딩스 CEO 등은 이보다 16% 높은 1대 3.25의 교환비를 요구했다.
글라센버그 CEO는 “카타르 측의 주장과 논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들이 예전부터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던 것도 아니었다”며 불만을 표했다. 카타르홀딩스는 원래 3% 정도의 지분만 갖고 있었지만 인수가 공식화된 지난 2월 현재 수준으로 늘렸다.
글라센버그는 195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리투아니아인 아버지와 남아공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요하네스버그의 위트워터스랜드 대학에서 회계학과 무역학을 전공했다. 회계법인에서 5년 동안 일한 그는 1983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치고 1984년 글렌코어에 입사했다. 홍콩·베이징 지사장을 거쳐 1991년 석탄부문 사업부 책임자가 된 그는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2002년 CEO에 올랐다.
글렌코어는 2010년 전세계 상품거래시장에서 아연 60%, 구리 50%, 납 45%의 거래비중을 차지하는 등 성장했지만 업계 밖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영국 런던과 홍콩에서 전격 상장을 단행했고 글라센버그의 이름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영국 가디언지는 그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기업인 중 가장 중요한 인물’ 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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