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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L 코리아 2 >의 카타르시스는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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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L 코리아 2 > 최종회 tvN 밤11시
슈퍼주니어를 호스트로 맞아 < SNL 코리아 2 >는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표방하겠노라 호언장담을 했다. 이것은 다만 성인용 코미디로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뿐 아니라 아이돌 그룹인 게스트에게 요구할 수 있는 수위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노출과 여장을 감행하거나 성적인 의미를 내포한 상황을 연기하는 등 기존의 방송과 사뭇 다른 모험을 감행했다. 아이돌에게 금지된 영역을 돌파하는 것은 그 자체로 웃음의 이유가 되기도 했으며, 방송은 그동안 반강제적으로 잊고 있었던 이들의 실제 나이에 대한 감각을 전반적으로 활용했다. 충분히 가능하지만, 누구도 감행하지 않았던 방송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날 방송이 웃음을 유발한 장면들이 지나치게 호스트 의존적이었다는 점이다. 슈퍼주니어가 아닌 아이돌 누구로 대체되어도 이상할 것 없는 대본은 1차원적인 비틀기의 수준에 머물렀고, 코미디적인 상황은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한계는 사실상 < SNL 코리아 2 >의 전반에 걸쳐 드러났는데, 방송은 종종 과감한 것과 재치 있는 것을 혼동함으로써 호스트에 대한 예리한 접근과 풍자를 위한 섬세한 고민을 생략하고 있다는 의혹을 낳게 했다. 호스트는 물론, 시청자와 심리게임을 벌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충격요법으로 지지를 얻겠다는 결심이 지나치게 노골적이었던 것이다. 물론,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성역을 파기하고 용감하게 소재에 접근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목적이 불투명하거나, 과정이 진부하다면 이것은 담벼락에 야한 단어를 써 놓는 사춘기적인 욕망의 발현 이상을 보여주기 힘들다. 그저 다르기 때문에 확보할 수 있는 매력의 유통기한은 짧다. 아직 < SNL 코리아 >의 진짜 카타르시스는 오지 않았으며, 이것은 그리 간단하게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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