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지사는 이날 한반도 최남단 해남 땅끝마을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지금 우리 사회에는 국민과 대화할 줄 알고 국민의 아래에서 국민을 섬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저만이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이길 수 있는 카드"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 전 지사 측은 땅끝마을에서 출마선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해남 땅끝마을은 대한민국의 시작이자 한반도의 남단 마을"이라며 "김 지사 개인의 정치역정을 상징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가 대선 출마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자 그를 돕는 외곽 조직들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산정빌딩 10층에 다시 연 30평 규모의 '자치분권연구소'(이사장 원혜영)가 사실상 캠프 역할을 하고 있다. 캠프 구성원들도 30~40대 실무자들이 주를 이룬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캠프 내 대선 전략 역할을 맡았고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정계ㆍ학계 인사들과 협력해 정책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지는 등 점차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자치분권연구소 외에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는 '생활정치포럼'이 힘을 보태고 있다. 생활정치포럼은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이 대표를 맡고 이강철 전 청와대 정무특보,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주축이다.
생활정치포럼 이외에도 김 전 지사를 지지하는 자발적 모임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경림 시인이 대표 제안자로 나선 '희망네트워크-피어라 들꽃'이 대표적으로 3040 청년들의 지지모임 '한국청년연맹', 김 지사 캠프의 좌장격인 원혜영 의원,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참여하는 '한마음미래창조포럼', 지자체장들로 구성된 '머슴골', 호남쪽 인사들을 중심으로 모인 '희망정치포럼'과 '농무' 등이 김 전 지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뛰고 있다.
김 전 지사의 캠프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열려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지사의 한 측근은 "김두관은 지방에 뿌리를 뒀고, 상대적으로 뒤늦게 캠프를 구축하면서 핵심을 비워뒀으니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들어와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직과 경험,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역으로 이용해 캠프의 문을 열어놓고 인재와 정치신인을 계속 수혈하겠다는 전략이다.
그의 '아래에서부터'식 대선 행보와 캠프 구성은 자신의 인생 역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는 남해군 이어리 마을 이장에서부터 남해군수, 행정자치부 장관을 거쳐 도지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더불어 자신이 '전국구'로 거듭나게 된 계기 역시 참여정부 초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요직 부처'를 비워놓았다가 파격인사 단행으로 '아래에서부터' 부상했다. 이 같은 삶의 이력이 그의 행보와 캠프 인선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대선출마 선언을 통해 김두관 지사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나가고 7월 중순 공식 선거 캠프를 차릴 예정"이라며 "현역 의원들도 실무적으로 적극 뛰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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