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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지갑 안열래?" 깜깜불황에 '깜놀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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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업소만 하냐" 뷔페도 트럭홍보

▲"밤업소만 하냐" 뷔페도 트럭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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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김형우(가명ㆍ45)씨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러 나섰다가 한 뷔페식당의 이색 홍보 차량을 접했다. 꼬리에 꼬리를 문 소형 트럭 차량 3~4대가 제 몸집보다 큰 초대형 간판을 달고 '뷔페 6000원'이라는 문구를 써붙여 도로를 활보하고 있었던 것. 흡사 나이트클럽 홍보차량인줄 착각했던 김씨는 "식당들이 얼마나 장사가 안됐으면 저렇게까지 하나 싶다"며 "불황이긴 불황인가보다"라고 말했다.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외식업체나 식당들이 최근 눈물겨운 고객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각종 쿠폰 할인, 1+1 이벤트 등을 내걸고는 있지만 웬만한 마케팅으로는 고객들이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업체들이 힘들다며 두손두발 다 들고 있는 상황에 이색 마케팅으로 불황 타개에 나서고 있는 업체들이 있어 주목된다.
▲"브랜드 알려라" 통닭 900원

▲"브랜드 알려라" 통닭 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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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늘통닭은 지난 1일 35주년 창립기념일을 맞아 이날 하루 동안 통닭 한 마리를 900원에 판매하는 통 큰 행사를 진행했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 가격이 3500~4000원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파격가다. 이번 행사를 위해 전국 30여개 매장마다 100마리씩 수량을 준비했다. 총 3000여마리의 통닭을 단돈 900원에 판매한 이날, 오늘통닭은 간만에 닭 튀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오늘통닭 관계자는 "그동안 브랜드 인지도가 약했던 게 사실인데 이번 행사 덕분에 나름대로 이슈화됐던 것 같다"며 "믿을 수 없는 가격에 고객들이 문 밖에까지 길게 줄을 섰던 것은 물론이고 인근 상권에서도 금세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윤면에서는 당장 손해를 봤을지 몰라도 대형 치킨업체와 중저가 동네 치킨브랜드가 난립하는 외식 시장에 명함을 내민 셈이다.

불황에 잘 팔리는 소주를 100원에 판매하는 고깃집도 있다. 경기도 부천 상동시장 인근 고깃집에서는 최근 소주 한 병을 1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가졌다. 돼지고기도 가격이 저렴해 돈한마리 3900원, 껍데기 3900원으로 소주까지 시켜 먹을 경우 4000원이면 충분하다.
이곳을 찾은 한모(30)씨는 "소주를 100원에 판다고 해도 사실 많이 마셔봤자 1인당 1병정도 마신다"며 "하지만 '소주100'원이라고 내걸면 뭔가 더 저렴하게 먹을 것만 같아서 일부러 찾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1+1 이벤트라도 '역발상'을 활용해 주목도를 높인 마케팅 사례도 있다.

▲햄버거집서 '햄버거가 덤'

▲햄버거집서 '햄버거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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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은 최근 콜라를 사면 버거를 500원에 판매하는 이색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콜라 레귤러 가격은 1600원, 불고기버거는 2600원으로 본래 가격은 4200원이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구입하면 2100원에 살 수 있기 때문에 50% 할인 판매한 것과 마찬가지다. 뻔할 수 있는 '반값할인'의 틀에서 벗어나, '버거 500원'이라는 점에 초점을 둔 덕에 결과적으로 '조삼모사'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배꼽마케팅'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최근 신메뉴 3종을 출시한 블랙스미스는 다음달 15일까지 비프 카르파치오 샐러드, 미역국 파스타, 스파이시 폭립&왕새우 중 한 개 이상을 주문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000만원 상당의 몰디브 4박6일 여행권을 제공한다. 메뉴 한 개 가격은 1만~2만원인데 1000배에 달하는 경품을 내놓은 셈이다.

블랙스미스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새로 나온 메뉴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 중 하 나"라면서 "'혹시?' 하는 설렘과 기대심리 덕분에 은근히 이런 마케팅이 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번에는 신메뉴를 먹으면 자동차를 주는 경품 행사를 내걸었는데 이때도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며 "영수증 경품행사는 단순한 가격할인 행사보다 효과가 좋아 신메뉴 판매율이 평소대비 50%가량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ㆍ유통업체들이 어떻게 해서든 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간혹 과열 마케팅으로 치닫기도 하지만 당장 오늘을 나기 위한 고육지책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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