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8일간 1조 순매수, 쇼핑 바구니 들여다보니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국내증시가 지루한 '옆걸음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기관의 '사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달부터는 외국인도 매수세에 동참하고 있어 당분간 수급 활력에 따른 지수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8거래일간 코스피가 1.46% 상승에 그치는 동안 기관은 '사자' 행진을 이어오며 총 1조116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기관은 '투트랙 전략'을 썼다. 유럽 위기가 진정되면서 지수 바닥에 대한 신뢰가 쌓이자, 기관은 그간 낙폭이 커 가격매력이 극대화 돼 있던 업종에 먼저 접근했다. 기관의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긴 업종은 화학이었다. 총 4761억원어치가 담겼다.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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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억원) 등에 매기가 집중됐다.
한편으로는 올해 2분기 실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최근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던 전기전자(IT) 업종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않았다. 기관은 이 기간 IT 업종을 3186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 5월 초 사상 최고가(141만8000원)를 기록한 이후 110만원 선까지 내려온 삼성전자가 중심이 됐다. 삼성전자는 3738억원어치가 담겨 이 기간 기관이 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은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통신업(1008억원), 기계(755억원), 철강금속(633억원), 운수창고(521억원) 등도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실적 기대주임에도 자동차주에 대한 비중은 줄였다. 기관이 이 기간 가장 많이 내다판 업종은 운수장비로 총 2066억원어치를 내놨다. 기아차 한 종목만 업종 순매도 금액을 뛰어넘는 2291억원어치를 팔았다. 현대위아도 183억원어치를 내놨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유럽의 주요 이벤트 및 지표발표를 중심으로 한 등락이 반복되는 박스권 장세 속에서 중요한 것은 '소극적이었던 시장 참여자들의 변화 여부'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기관의 '사자' 행진은 주목해볼 만한 변화라는 분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대금 감소 과정에서 지난달 중순 이후 기관이 적극적인 '사자'세를 나타내고 있고 이번 달 들어 외국인 역시 2000억원 이상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기관 물량 가운데에서도 특히 그간 소극적인 스탠스를 보였던 연기금의 행보는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2분기 실적우려는 여전하지만 이에 대한 기대치 역시 상당 부분 낮아진 상태이므로 수급 면에서의 긍정적인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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