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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신세계 빵집' 접어라… "일감 몰아주기로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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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이윤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베이커리 경영을 포기하지 않는 신세계 그룹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공정위는 2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와 지배구조 감시 강화안을 담은 '하반기 공정거래정책 방향'을 내놓고 "SI(시스템 통합 업체)와 베이커리 등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해 어느 정도 조사가 끝났다"면서 "법 위반 사실이 있으면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감 몰아주기는 대개 하청 관계가 분명한 제조업체나 IT업체를 조사할 때 적용하는 개념이다. 베이커리 경영을 이런 구도로 들여다보는 건 부자연스럽다. 정황을 고려하면 공정위가 골목상권 침해 지적 뒤에도 버티고 있는 대기업 계열 베이커리를 다른 방식으로 제재하겠다 선언한 셈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신세계 그룹의 자회사인 신세계SVN(전 조선호텔 베이커리)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본다. 지난 1월 사명을 바꾼 신세계SVN은 2월 28일 공정위가 골목상권을 침해한 대기업 리스트를 발표한 뒤에도 "우리 베이커리는 이마트 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골목상권과는 무관하다"는 논리로 맞서왔다.

신세계SVN은 고급 베이커리 '달로와요' '베키아에누보' 외에도 정용진 부회장의 동생 정유경 부사장이 지분 40%를 가지고 있는 빵집 '데이앤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데이앤데이'는 동광주점, 남원점, 안산점을 제외한 전국 모든 이마트(140여곳)에 입점해 있다. 공정위는 '데이앤데이'가 사실상 경쟁 없이 이마트에 입점해 일감 몰아주기 차원에서 제재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 사이 다른 기업들은 잇따라 공정위에 백기를 들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4월 베이커리 카페 '아티제'를 대한제분에 매각했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도 베이커리 카페 '오젠' 사업을 접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블리스 대표도 지난달 베이커리 '포숑'을 매일유업과 영유통에 넘겼다. 포숑이 운영하던 12개 매장 중 11곳은 롯데백화점에 입점해 있었다. 매장 수는 훨씬 적었지만 신세계SVN이 운영하는 '데이앤데이' 경영 방식과 비슷하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드러나는 SI와 달리 베이커리가 일감 몰아주기를 말할 때 꼽을 좋은 예가 아니라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업종과 무관하게 법 위반 사실이 있으면 제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그룹 측은 공정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지난 10월부터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와 골목상권 침해 논리를 번갈아 들이대며 무리하게 경영권을 간섭하고 있다"면서 "공정위의 압박 때문에 20년 가까이 운영해온 사업을 접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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