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4개 대회 가운데 메이저 2연승, 상금랭킹 1위 질주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김비오(22ㆍ넥슨)가 고국서 훨훨 날았다.
상반기 한국프로골프투어(KGT)의 화두는 단연 김비오다. 지난 5월 원아시아투어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에서 2연승을 수확하며 단숨에 상금랭킹 1위(4억원)와 다승(2승) 1위를 점령했다. 두 대회 모두 상금규모가 큰 메이저급 대회라는 점이 김비오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지난 24일 볼빅오픈을 끝으로 고작 4개 대회로 상반기를 마무리한 KGT를 분석해봤다.
하지만 올해는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일궈내면서 PGA투어에서 경험한 한 수 위의 기량을 마음껏 과시했다. 모처럼 찾은 고국원정길에서 2부 투어로 내려간 '한풀이'에 성공한 셈이다. 김비오 역시 "여세를 몰아 네이션와이드투어 상금랭킹 25위 이내에 진입해 내년에는 반드시 PGA투어에 재입성하겠다"고 자신감을 더했다.
유러피언(EPGA)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을 제외하면 4개 대회가 전부였던 상반기 김비오의 2연승은 상금왕을 바라보는 동력이 됐다. 박상현(29ㆍ메리츠금융)이 우승 없이 2위(1억5900만원)에 올랐지만 격차가 커 추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진호(28)는 유일하게 KGT 단독으로 치러진 메리츠 솔모로오픈 우승으로 상금랭킹 5위(1억2700만원), 이인우(40)는 아시안(APGA)투어와 공동주관한 볼빅오픈 우승으로 6위(8150만원)를 차지했다.
8월30일 하반기 첫 대회인 대신증권 KPGA선수권부터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9개 대회 가운데 5개 대회는 개최장소도 여전히 미정이다. 마지막 대회가 또 00오픈이라는 것도 우습다. 하이원리조트오픈과 한국오픈 등 총상금액이 10억원에 육박하는 메이저급 대회 역시 대부분 원아시아투어로 치러진다. KGT시드를 가진 선수들이 자유롭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는 몇 개 안된다는 이야기다.
국내파 선수들이 "도대체 우리가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몇 개나 되냐"며 탄식을 쏟아내는 까닭이다. 집행부의 '진흙탕 싸움'은 그래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73)이 추대됐지만 일부 회원들은 적법성을 문제 삼아 법원에서 업무정지 판결을 받아내 '식물 회장'을 만들었다. 감사들은 현 집행부의 위임장 위조를 이유로 형사고발했고, 선수회는 집행부 전원 사태를 요구했다. KGT가 붕괴되는 모양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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