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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뛴 50년ㆍ뛸 50년]대기업ㆍ中企 함께 뛰어야 '무역 5强'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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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CEOㆍ민간전문가, 중소기업 해외진출 확대 방안 모색하다
2020 무역 2조달러 로드맵
정부의 쳬계적 지원 있어야
中저가품엔 품질ㆍ기술로 승부
中企취업 기피 문화도 깨야

▲아시아경제신문이 창간기획으로 마련한 '무역 뛴 50년ㆍ뛸 50년' 좌담회 참석자들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해법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신철 TSLP(테크자인라이트패널) 대표, 최기정 아이소텍 대표, 심상렬 광운대 동북아통상학부 교수, 유동옥 한국대화연료펌프 대표, 신승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사진=윤동주 기자)

▲아시아경제신문이 창간기획으로 마련한 '무역 뛴 50년ㆍ뛸 50년' 좌담회 참석자들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해법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신철 TSLP(테크자인라이트패널) 대표, 최기정 아이소텍 대표, 심상렬 광운대 동북아통상학부 교수, 유동옥 한국대화연료펌프 대표, 신승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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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갈 길이 더 멀다. 당장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로 올해 1조달러 수성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된 지 올해로 50년을 맞았다. 한국의 무역이 본격화된 것도 그때부터다. 그간 무역은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에 편중된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무역이 세계 무대를 주름잡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수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민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참석자들은 정부의 세부적이고 조직화된 지원과 중소기업 취업 기피 문화 타파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사회= 심상렬 광운대 동북아통상학부 교수]
*참석자(가나다 순)
-강신철 TSLP(테크자인라이트패널) 대표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유동옥 한국대화연료펌프 대표
-최기정 아이소텍 대표


◇심 교수=지난해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흑자 310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세계 곳곳을 누빈 수출 전사들이 기여한 결과다. 무역현장에서 느낀 애로나 전망 등을 중소기업 CEO 입장에서 얘기해 달라.
▲유 대표=현재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연료펌프와 필터류를 내수와 함께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 확대에는 자체 노력도 있었지만 유관기관, 아무래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무역협회나 수출보험공사(현 무역보험공사)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연초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도 어떻게 3만달러 갈 거냐고 했는데, 대기업은 유지하고 중소기업이 커야 한다. 정부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각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막연히 싼 가격만 갖고는 안되고 기술개발을 통해 품질ㆍ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

▲강 대표=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생산하고 있다. 창업하기 전 대기업에 15년 가량 근무했다. 살아남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처음에는 관련 인재도 없고 방법도 몰랐다. 그래서 중소기업청 지원사업 단계를 다 밟았다. 코트라에서도 혜택을 많이 봤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할 일은 많은데 우수한 인재가 많이 안 온다. 나름 도약을 했지만 2차 단계로 가려면 좀 더 정교한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중소기업 지원 제도는 잘 갖춰져 있는데 활용을 어떻게 하냐가 문제다. 지원 제도가 분야별로 보다 전문적으로 갖춰졌으면 좋겠다. 코트라의 경우 1명이 여러 업체를 맡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최 대표=정부 출연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2003년 10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창업했다. 진단의료기기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레이저 체혈 제품을 개발했다. 초기에 국내 시장 문을 두드렸지만 국내에서만 매출과 수익을 올리는 게 쉽지 않아 세계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국제 무역 마케팅 전문가가 없어 기술을 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코트라와 중소기업청 등의 지원을 받았다. 지금은 90% 이상 매출을 수출로 올리고 있다. 내수 판매보다 수출이 훨씬 더 쉽다.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는 국가는 이란이다. 이란은 미국ㆍ유럽 등의 경제 제재 영향으로 서방세계 제품이 들어가지 못한다. 대체품으로 한국ㆍ일본ㆍ중국ㆍ대만 등의 제품을 찾는다. 일본은 품질이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 한국 제품은 품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중국은 품질 안 좋고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깔려 있어 한국 제품 선호도가 높다. 중동에서 한국 제품 이미지가 굉장히 좋다. 건설붐으로 부지런한 한국 근로자가 만든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퍼져 있다. 한국 제품은 무조건 삼성이 만든 것과 동등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다.

중국에서도 한국 제품의 인지도가 높다. 중국인들도 중국 제품 안 사고 한국 제품 산다. 최근 K팝 열풍도 한몫했다. 지금이 바로 기회다. 이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내수보다 수출이 유리하다. 좋은 제품 만들어서 세계 시장 문 두드리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신 실장=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5552억달러, 수입은 5244억달러다. 1960년대 초에 비해 각각 4700배, 1300배씩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무역 규모는 2600배 확대됐다. 천지개벽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위상도 높아졌다. 세계 수출에서 한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3.0%로 1964년 0.1%에서 30배 가량 뛰었다. 수입 비중 역시 0.3%에서 2.9%로 늘었다. 국제 무역시장에서 한국은 더 이상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구조적인 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1964년 1차산품 수출 비중이 45%, 경공업 45%, 중화학 9%였다. 지금은 1차산품 3%, 경공업 6.2%, 중화학 91%다. 1960년대 주력 수출품목이 오징어ㆍ철광석ㆍ가발이었는데 지금은 선박ㆍ반도체ㆍ자동차ㆍ휴대폰 등으로 고도화됐다.

◇심 교수=정부는 2020년까지 무역 2조달러, 무역 5강을 목표로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최근 세계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특히 수출시장 여건이 어려운 걸로 판단된다. 실제 필드에서 뛰는 업체 입장에서 얼마나 체감하고 있는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지, 또 어떤 대안이 있는지.

▲강 대표='신보릿고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우리 같은 친환경 녹색품목 같은 경우 에너지 절감차원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긴 하지만 경기가 악화되면 구매를 자꾸 늦추는 상황이 벌어진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해서 탄력을 받아왔지만, 성능은 좋은데 가격은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시장 개화가 잘 안된다.

국가별로 시장이 빨리 열리는 국가를 대상으로 능동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선진국은 환경인증 규제가 많다. 그런 부분을 중소기업들이 빨리 준비해야 한다. 조명 모델이 굉장히 많은데 각 모델마다 다 인증을 따야 한다. 조금만 사양이 바뀌어도 또 다시 따야 되는 등 부담이 상당히 크다. 실무적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최 대표=유럽 그리스ㆍ체코ㆍ헝가리 등에 수출하고 있는데 올해 유럽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70%에도 못 미친다. 그리스는 시장이 아예 무너졌다. 거래하던 구매업체가 없어졌다. 유럽 수출업체에게는 현지의 재정위기 불황이 굉장히 심각하다.

미국과 일본에는 아직 수출을 못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보건후생성 인증을 받는 데만 3년 정도 걸리고 비용도 수천만에서 수억원이 든다. 그 기간 동안 새 제품이 나오면 인증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인증을 통과하더라도 그 국가의 의료보험 제도에 등록하는 게 더 힘들다. 진입 장벽이 높은 것.

유럽위기가 심해지다 보니 그동안 외면하던 중국 저가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제품의 절반 가격이다. 중국이나 인도 제품을 이기려면 기술력과 품질 우수성ㆍ인지도로 승부해야 한다. 단순히 선진 제품에 비해 가격이 싸다거나 품질이 좋다는 것만으로는 수출하기 힘들다. 수출하는 대상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미 남미시장의 경우 대부분 중국업체에 뺐겼다. 지금은 선진 고가 브랜드 시장과 한국 브랜드, 저가 중국 브랜드로 나뉘지만 언젠가는 중국이 우리와 동등한 수준으로 올라올 것이다. 끊임없이 새 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두드리지 않으면 중국에 밀릴 수밖에 없다. 인증 등 어려운 부분 돌파가 가장 큰 과제다.

▲신 실장=유럽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유럽은 대체로 값싼 제품을 굉장히 선호하지만 프랑스의 경우 고급 브랜드를 선호한다. 올해 한국의 대유럽연합(EU)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중국은 고성장에서 내수중심의 질적성장 정책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 수출의 24%를 차지하는 중국 수출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

유럽이나 중국 중심으로 종합 대책을 세우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긴밀히 협조 중이다. 중국시장이 외향적 무역보다는 질적 내수 중심으로 옮겨가는 데 맞춰 내수시장 개척을 위해 사절단 파견 및 상담회 개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심 교수= 한국이 세계 무역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 협력이 필요하다. 효율적인 동반협력 방안이 있다면.

▲강 대표=우리 단독으로 못하는 부분은 정부에 손을 벌리는 형태다. 정부의 지원책이 잘돼 있지만 새로운 아이템이 자꾸 생기고 하니 그 부분을 좀 더 정교하게 지원할 수 있었으면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협력은 정서적으로 아직은 좀 힘들지 않나 싶다. 정부의 도움이 중요하다.

▲최 대표=영세 중소기업들이 무역 전문 인력을 충원해 세계 시장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중소기업의 전문 인력 충원은 하늘의 별 따기다. 국가가 인력 양성해서 보급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다. 좋은 인력 배출해봐야 대기업으로 다 간다.

대기업과 협력관계도 몇 번 시도해봤다. 처음에는 도와주는 듯하다가 외면한다. 실적 평가는 자사 제품을 얼마나 수출했냐로 받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전문 수출 네트워크를 많이 갖고 있다. 중소기업이 그런 부분을 활용할 수 있다면 위기 타개가 가능할 것이다.

◇심 교수=지난해 7월 한EU FTA 발효됐고 올해 한미 FTA가 발효됐다. 현재 한중일 FTA가 협상 중이다. 남미도 포함해서. FTA 활용은 중요한 과제다. 내용을 정확히 인식하고 적절한 전략 수립과 조직ㆍ자원 배분, 특성화된 신제품ㆍ기술 개발 등이 관건이다.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원산지 증명관리도 필수다. 기회면서도 관리 잘못하면 큰 낭패 볼 수도 있다. FTA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강 대표=FTA는 좋은 비즈니스 기회다. 바이어들이 FTA 때문에 한국산 구매하는 이유도 있다. 자율신고 방식이다 보니 서류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 되는데 서류를 작성ㆍ정리하는 부담이 크다. 전담 인력을 둘 여유가 없다. 현업을 병행하다 보니 지속적인 관리가 안되는 게 문제다. 또 다른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최 대표=완제품 수출 기업에게 FTA는 큰 기회다.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원산지 증명이다. 수출기업 입장에서 '메이드인차이나'냐 '메이드인코리아'냐는 천지 차이다.

최근 신경 쓰이는 부분은 유해물질 환경 제품 표기하는 것. 전문지식이 취약해 한방에 당할 수 있다. 전문적인 분야까지 확인ㆍ검토ㆍ보완하는 것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무리다.

근본적으로 인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세계 각국에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고 한국을 알리는 것은 해본 사람 아니면 그 희열을 느낄 수 없는 대단히 보람된 일이다. 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청춘시절에 무역이라는 전문 직종에서 희열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라는 말을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다.

국민 소득 높일 수 있는 길은 수출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수출 역군들이 대우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빨리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누구
이날 좌담회의 사회를 맡은 심상렬 광운대 동북아통상학부 교수는 고려대 영문과와 서울대 국제경재학 석사, 한양대 무역학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한국무역협회에서 총무부ㆍ조사부 등을 거쳐 광운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올 초 한국중재학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신승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연세대 경제학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1988년 무역협회에 입사해 브뤼셀지부장 및 한국은행 외환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강신철 TSLP 대표는 국내 대기업에서 15년간 근무하다 2002년 회사를 세워다. 현재 충남 공주에 위치한 공장에서 LED 조명을 생산하고 있다.

유동옥 한국대화연료펌프 대표는 전주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자동차 부품담당 이사를 지냈다. 1982년 대화정밀로 출발해 현재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미국ㆍ독일ㆍ일본ㆍ중국 등에 연료펌프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유 대표는 개성공업지구 기업책임자회의 초대회장을 맡고 있다.

최기정 아이소텍 대표는 정부 출연 연구소에서 근무하다 2003년 창업했다. 직원은 16명으로 적지만 세계 20여개국에 의료진단기기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정리=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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