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신형 박스터 출시 전 매진..크라이슬러 300C 디젤도 부족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산차 내수 부진이 이달 들어 심화된 가운데 수입차 일부 차종은 공급 물량이 달리는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계약 건수는 늘어나는데 비해 국내 수입이 늦어지면서 고객 인도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포르쉐 공식수입원인 슈투트가르트코리아 마이클 베터 사장은 지난 13일 신형 박스터 발표회장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 신형 박스터 국내 배정 물량이 50대 정도인데 이미 매진됐다"면서 "지금 계약한다면 내년에나 인도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 마케팅 담당 이사는 "계약 규모에 따라 하반기 물량 배정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이사는 "2014년 국내 출시 예정인 모델에 대해서도 4명의 고객이 예약을 걸 정도"라고 덧붙였다.
불황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포르쉐는 오히려 확대됐다. 2010년 1~5월 국내 판매대수는 238대였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25대로 2배가량 증가한데 이어 올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591대가 팔렸다.
포르쉐 뿐 아니라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공급 물량이 달려 고민이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주력 차종인 대형세단 300C 디젤 수입이 원활치 않아 고객 인도가 늦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첫달에는 준비된 물량이 즉각 공급됐으나 예상보다 계약 건수가 늘어나면서 계약 후 2개월이 지나야 차량을 인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스바루코리아 역시 미국에서 수입하는 아웃백 모델을 판매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승달 스바루코리아 사장은 "판매에 비해 아웃백 수입이 늦어지면서 제 때 공급을 못하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토요타 역시 미니밴 시에나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에나 2.7은 현재 국내 재고가 현재 바닥난 상태다. 공급도 안돼는 상황이라 일부 전시장의 경우 계약을 받지 않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한 딜러는 700만원가량 비싼 상위 트림을 권유하기도 했다. 한국토요타는 올 가을에나 시에나 2.7 판매가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럽 메이커들은 다음달 한-EU FTA 발효에 따라 가격을 소폭 하향 조정할 방침이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달 1일부터 가격을 낮춘데 이어 포르쉐는 다음달 1일부터 전차종 가격을 1.5% 낮추기로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