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의회 의원들 유럽여행 9박10일, 감사원은 공무원만 징계…시민단체 “혈세 반납하라” 요구
한 사람당 406만원 하는 유명 여행사의 9박10일 유럽여행상품이다. 프랑스에서 스위스, 이탈리아, 영국을 돌아본다. 이 여행상품을 지난 해 9월 ‘해외연수’란 이름으로 대전 유성구의회 구의원들이 다녀왔다. 자기 돈이 아닌 주민혈세를 이용해서다. 의원 3명에 관계공무원들이 껴서 1600만4190원의 예산이 들었다.
다녀온 게 미안했던지 의원들은 A4 한 장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미 외국연수를 마쳤고 1000여만원대에 이르는 구민세금을 탕진한 뒤 발표한 사과문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의정활동에 임함에 있어 원칙을 더 소중히 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듣는 열린 의정을 벌이겠다”는 말 뿐이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고개를 뻣뻣이 들고 ‘나 잘못했소. 앞으로 잘 하겠소’라는 반성문 한 장”이라고 표현했다. 연수비를 반납하겠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다.
잘못된 외국여행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감사원은 인사권자에게 관련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을 뿐이다. 구의원들은 선출직이어서 관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구의원들 징계는 누가 어떻게 해야 할까. 주민들 반응이 궁금하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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