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이 헤어졌지만 마음은 헤어지지 않은 게 거짓 이별이겠지만, 몸이 헤어진지 오래 되면 마음도 떠난다. 거짓 이별이 떠나면 진짜 이별이 닥치기도 하지만, 이별을 이별하면 다시 만남이 오는 일도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마음을 놓지 못한다. 복사꽃 뺨과 푸른 구름같은 귀밑머리는 양귀비를 가리키는 운빈화안(雲花顔)에서 따온 말이다. 아름다운 청춘은 봄바람과 가을볕에 시들지만, 헤어짐을 이겨내려는 마음과 눈물은 더욱 붉고 뜨거워진다. 만남에 뜨거운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별에 저토록 펄펄 끓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선 턱도 없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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