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9조 매입 '구원투수'
장기투자 저가베팅 전략 성공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최근 외국인의 '바이(Bye) 코리아'가 이어지면서 연기금이 '등판'할 시기가 됐다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최근과 같은 외국인의 '장기 연속 순매도' 이후 '사자' 기조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장기간 연속 순매도 이후 연기금은 기간을 두고 적극적인 매수에 임했다.
외국인들의 최장기간 매도 행진은 지난 2008년 6월9일에서 7월23일까지 33거래일간이다. 당시 외국인은 총 8조9834억원어치를 토해내면서 순매도 규모 면에서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코스피는 13.12% 급락했다. 이후 한달간 연기금은 53억원 가량 매도 우위를 보이며 몸을 사렸지만 외국인 매도행진이 끝난 후 석 달 기준으로는 총 4조1653억원어치를 쓸어 담는 모습을 보였다.
연기금이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는 포인트는 '밸류에이션 매력'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지수 수준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전후, 주가수익비율(PER) 8.5배 전후로 연기금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플레이 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PER 수준별 연기금의 매매규모를 보면 8배대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식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 주가하락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기준 예상 PER은 8배선으로 하락해 있어 저가매수가 가능한 구간"이라고 짚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 역시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시중 유동성의 주요 채널이 되고 있는 연기금, 보험 등이 PBR 1배 이하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연기금의 올해 주식 목표비중이 상향조정 된 데다 지난 1~3월 지수 랠리에 따라 1조4363억원어치를 추가로 팔았기 때문에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현재 동원 가능한 실탄을 5조원 내외로 보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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