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본지가 방통위로부터 입수한 'KT 건물 임차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방통위는 연 임차료로 12억390만원을 KT에 지불했다. 방통위가 임대해 사용하는 면적은 KT 광화문 사옥의 지상11층과 지하 3층의 4880m²(1476평). 3.3m²(1평) 당 81만6000원을 지불하는 셈이다. 이는 평균 시세인 16억8260만원(1평 당 114만원) 대비 70%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광화문 한복판에 있는 건물임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임차료"라고 지적했다.
매년 계약을 갱신하며 턱도 없는 월세를 내고 있었음에도 지난 5년간 보증금은 39억4700만원에서 단 한차례도 오르지 않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KT에 전세로 세 들었다면 현재 임차료 시세로 내야할 연간 보증금은 168억260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KT는 "방통위가 2008년 국정감사 때 이 부분을 지적받고 인상했으나 이후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며 "임대료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감독 대상 사업자 건물에서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이런 혜택을 누리는 것 자체가 KT와 부적절한 관계로 비칠 수 있다"며 "괜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방통위를 과천청사로 옮기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2013년 완공될 KT 신사옥에 방통위가 임대를 또 다시 요구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 대선을 치른 뒤 정부조직이 개편되면 방통위는 광화문에 여전히 남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KT 신사옥은 현 사옥과 맞닿아 있어서 이주도 어렵지 않다. 방통위는 현 KT사옥에서 두개층을 빌려쓰고 나머지 12,13,14층은 소유하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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