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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김춘옥|시간의 자취 되짚어가는 유현(幽玄)의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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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옥 작가와의 대화

조심스럽게 가만히 응시하다보면 여느 꽃잎 혹은 줄기의, 세월과 연민 등의 물그림자가 잔잔히 흐른다. 고요의 수면아래 결 고운 풍경, 맨발을 살짝 담가 어울리고 싶어진다. 화면의 시적(詩的) 사유를 동반한 교감은 자연을 깊은 내면으로 데려와 잊었거나 혹은 쉬이 지나쳐 버린 감각을 건드린다. 작가가 “유현(幽玄)은 대개 간접적이거나 복합적으로 얻는 미감을 말합니다.

어떠한 사물이나 대상을 독립된 개체로 보지 않고 주위와 관계형으로 본다는 것이지요”라고 말한 것 처럼 이 상관성은, 스스럼없이 가까워지고 구분이 없는 실존으로 싱싱한 기운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한지나 색지의 집적(集積). 종이가 받아들인 수묵과 채색 농담(濃淡)은 단층 아래로 점점 스며든다. 이 정적과 긴장이 수반된 본시 그대로의 번짐이 맨 아래에까지 이르면 다시 걷어내고 뜯어낸다. 바로 여기서 피어난 선연한 꽃과 연둣빛 새싹들의 재잘거림 등 ‘자연-관계성’은 작가 의식 속에서 전면화되어 피워낸 견고한 조형세계다.

이러한 데꼴라주(Decollage)의 아렴풋한 오랜 시간의 자취는 관람자에게 본래 비고 일어나거나 스러짐이 없는 고요, 이른바 우주의 공적(空寂)을 헤아리게 한다. 한국화가 김춘옥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선화랑, 조선화랑, 필립강 갤러리, 갤러리 우덕(서울),렉서스 갤러리(대구) 등에서 개인전을 34회 가졌다. 국립현대미술관 및 서울시립미술관 운영위원을 역임하고 2003년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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