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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반도체 선진국다운 위해물질 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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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2009~2011년 3년간 삼성전자ㆍ하이닉스ㆍ페어차일드코리아 등 반도체 업체의 제조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밀 작업환경평가 연구를 한 결과 벤젠ㆍ포름알데히드ㆍ전리방사선ㆍ비소 등이 발견됐다고 어제 발표했다. 벤젠ㆍ포름알데히드ㆍ전리방사선은 백혈병을, 비소는 폐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는 모두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화학작용에 따른 부산물로 발암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반도체 회사들은 공장에서 직접 사용하는 물질 외에 제조 공정에서 발암물질이 부산물로도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 왔다. 이로써 해당 사업장에서 일한 근로자가 백혈병으로 숨져 진행 중인 산업재해 인정 소송에 영향을 미치는 등 파장이 예상된다.
연구 결과 백혈병 유발인자인 벤젠ㆍ포름알데히드ㆍ전리방사선은 노출기준 이하여서 위해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공정설비가 현대화된 최근에 이뤄진 것으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오래된 수동 라인에서 일한 근로자들은 더 많이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은 부산물을 포함해 수백 가지다. 이번 연구는 그중 위험물질 수십 가지만 측정한 것으로 다른 부산물에 유해물질이 들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백혈병으로 숨진 근로자 문제는 노동 분야 국정감사의 단골 메뉴였다. 그때마다 역학조사 결과는 입증이 어렵다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미량이지만 발암물질 검출을 정부기관이 공식 확인했다. 해당 기업들은 인체에 무해한 정도를 넘어서 위험물질 자체가 나오지 않도록 시설을 개선하고 공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번 역학조사 결과 비소의 경우 노출 기준을 6배까지 초과한 곳도 있었다.

한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반도체 제조의 선진국이다. 근로자 입장에선 발암물질 검출 농도의 유해 수준을 떠나 검출됐다는 자체가 위협요인이자 스트레스다. 발암물질을 발생시키는 화학물질을 안전한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등 위험 소지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보다 정밀한 추가조사와 함께 협력업체까지 포함한 근로자의 건강보호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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