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는 '한화의 경영투명성 개선 방안에 유효성이 있다고 판단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간상 만 이틀이 안 되는 사이에 한화가 경영투명성 개선 방안을 작성해 제출하고 거래소는 그것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졸속이거나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한화 측에서 공개한 그 방안의 내용을 보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대한 승인을 담당하는 내부 의사결정기구의 위원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겠다는 등 실효성이 의문스러운 것들뿐이다.
또한 거래정지 제도 자체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것인데, 거래소는 반대로 거래정지 취소를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둘러댔다. 대주주가 장기간 감옥에 갇힐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투자자들로 하여금 그 의미와 영향을 저울질할 시간을 갖도록 주식거래를 일정 기간 정지시키는 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원칙이다. 거래소가 시장운영의 기준과 원칙을 어긴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재벌 봐주기인가, 외압을 받은 건가. 거래소는 공시번복의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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