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가 선택한 '래들리', 이서현의 '토리버치'와 맞대결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수입·유통하고 있는 미국 감성의 인기 잡화 브랜드 토리버치를 위협하는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바로 신영자 롯데쇼핑 전 사장이 발굴한 영국감성의 핸드백 브랜드 '래들리'. 깔끔한 디자인과 고급스런 컬러감, 귀여운 강아지 모양의 트레이드 마크가 돋보이는 브랜드다.
래들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맞딸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신 이사장은 아들이 소유하고 있는 비엔에프통상의 사업을 확장하면서 주력 브랜드로 래들리를 선정하며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최근 롯데그룹 인사에서 신 이사장은 현업에서 한발 물러나 롯데복지재단과 롯데장학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게 됐다.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작년 그룹 수장에 올라 그룹 경영을 주도하면서 신 이사장은 그룹의 주요사업에서 서서히 손을 떼는 대신 그의 자녀들이 설립한 별도의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롯데가는 삼성가와 명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 이사장과 아들이 부사장으로 있는 수입명품 유통사인 비엔에프통상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신 이사장은 그간 삼성가 첫째 딸인 호텔신라의 이부진 사장과 명품 판매 비중이 높은 면세점 사업에서 첨예한 대립을 해왔다.
따라서 신 이사장이 새롭게 발굴한 이 브랜드가 국내 유통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또 신규 론칭한 래들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수입 유통하고 있는 브랜드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토리버치와 디자인 및 가격면에서 강력한 라이벌이라고 여겨진다.
멀버리, 코치, 토리버치 등이 이끄는 중간 가격대의 수입 잡화시장에서 래들리의 등장은 위협적이다. 늘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는 고객들이 신선함에 이끌려 래들리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 애비뉴엘 명품관에서도 폴스미스를 사이에 두고 같은 층에 마주보며 서 있어 래들리와 토리버치는 한 판 대결을 예고했다.
비엔에프통상 관계자는 "래들리는 가격적인 면이나 고객층이 토리버치와 경쟁 브랜드라고 보면 된다"면서 "토리버치가 먼저 한국에 상륙해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가격면에서는 래들리가 좀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비엔에프통상은 지난 7월 롯데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폴스미스 캠퍼 외에 화장품, 주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으며 최근 롯데 본점과 잠실에 핸드백 루루 기네스를 론칭했다. 이어 롯데몰 김포 스카이파크에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인 프렌치커넥션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비엔에프통상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만 800억~900억원 정도 나온 것으로 안다"면서 "래들리는 면세점 2곳 입점을 추가로 확정지었고 향후 백화점 매장도 2~3개 정도 더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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