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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사우디, ‘무위도식’젊은이로 골치..“이젠 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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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21%가 넘는 청년 실업률로 진땀을 흘리고 있는 유럽연합(EU) 등 필두로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 창출이 최대 화두인 것과는 정 반대인 나라가 있다. 주변의 일자리는 차고 넘치는 데 젊은이들이 도통 취업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전 세계의 일자리 시계와 정확하게 거꾸로 돌아가는 나라, 바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얘기다.
사우디 정부가 그동안 자국 국민의 빈자리를 채워 왔던 값비싼 외국 근로자를 대신해 ‘젊은이들이여 취직을 하라’며 일터로 내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오일머니를 통해 자국 노동시장에 대부분 값비싼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해 왔다. 일하려는 젊은이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시민은 편한 일 외엔 절대로 일자리를 잡지 않았다. 급기야 정부는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찾도록 갖은 묘안을 뽑아내고 있다.
우선 지난 1월 4일 사우디 정부는 7000곳의 여성 속옷 가게에서 일하고 있던 외국인 노동자들을 해고하도록 강요하는 지침을 내렸다.

사우디는 아랍권은 비자가 만료된 외국인 근로자는 무조건 해외로 출국 한 뒤 다시 취업비자를 재발급받아야 한다.

막대한 경비로 인해 많은 외국인 근로자는 비자가 만료가 됐어도 그대로 불법 취업상태로 일을 해왔다. 사우디 정부도 워낙 외국인 근로자가 전체 고용시장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암묵적으로 감시의 틈을 줬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체류기간이 만료된 외국인 근로자를 추방하는 것은 물론 재취업을 못하게 사실상 해고해 자국의 여성들이 해당 숍에 취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만든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남녀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는 회교도의 보수적인 원리를 따랐던 사우디는 여성이 헬스케어, 교육, 그리고 몇군데의 공공일자리에 참여를 제한을 해왔다.

그 중에 하나인 속옷가게에서도 이제는 자국 여성이 일을 하게 풀어준 것이다. 현재 외국인 노동자는 사우디 민간 노동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사우디 국민들 보다 3배정도 더 적은 액수의 평균임금으로 일을 하고 있다.

구직 독려를 위해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20~35세 젊은이를 대상으로 취업을 독려하기 위한 실업 수당을 만들었다. 실업수당을 받으려면 의무적으로 구직활동을 펼쳐야 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사우디는 자국에서 사업을 펼치는 외국기업들에게 자국민 채용을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방식으로 취업을 독려했다. 하지만 구직 확대에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청년 실업자 수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인데도 불구하고, 사우디 민간 고용시장에서 연간 170만명이 채용된다. 반면 자국민은 10만명에 불과하다.

지난 수십년동안 사우디 정부는 민간부문 보다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공공부문에 자국민 취업을 시켜왔다. 결과적으로 사우디정부 고용자가 전체 사우디 근로자의 80%에 달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반면에 민간부분은 값싼 외국인노동자에 중독이 되어 버려 헤어나지 못할 상태로 몰려 있다.

사우디를 비롯해 중동권은 30세 이하가 3분의 2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과 비교해 2배가 넘는 수치다. 국제통화기금은 “사우디정부가 공공분야에 일하고 있는 자국민에 대한 임금으로 예산의 40%나 소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무리 오일 머니가 풍부한 사우디라도 이러한 상황은 오래 버틸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우디 국방부 장관인 살만 왕자는 “우리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주거나 사업을 하게 하려면 외국인 근로자의 상당수를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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