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거친 길을 원하는 남자의 로망 '랭글러'
자동차와 자전거의 대결이 어느 쪽의 승리로 끝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덜컹덜컹거리며 바위가 삐죽삐죽 올라온 길을 달리는 모습은 오프로드 차량의 매력을 느끼는데 충분했다.
랭글러 루비콘의 크기는 예상보다 컸다. 차체도 생각보다 높았다. 도심보다 계곡 등 거친 오프로드에 잘 적응하기 위한 모습 같았다.
차에 올라 내부를 살폈다.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오프로드 차량은 내부가 구닥다리인 경우가 많지만 이 차는 깔끔했다. 6.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와 유커넥트 멀티미디어 센터, 주차와 후진을 돕는 파크뷰 등 첨단 기능을 갖춰 운전자의 편의를 돕는다.
랭글러의 핵심은 아무래도 성능이다. 특히 오프로드에서의 성능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계곡까지는 여건상 갈 수가 없어 충청북도의 비포장도로에서 테스트했다.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질주하는 랭글러는 그야말로 거침없었다.
온로드에서의 성능은 기대에 못미쳤다. 달리는 맛이 다른 SUV에 비해 떨어졌다. 마치 근육질의 유도선수가 마라톤을 하는 느낌이랄까.
다만 80km/ℓ 이상 속력을 내니 운전이 한층 가벼워졌다.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거친 도로를 질주하고 싶다면 부가세 포함 5090만원을 지불하면 된다. 생애 첫 차 보다 레저용으로 구입할 경우에 추천하고 싶은 모델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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