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김 찬)은 숭례문 복구 한 달째 중단과 관련해 시공사인 명헌건설(주)과 신응수 대목장과의 의견을 조율한 결과 10일부터 아무런 조건 없이 기존 계약대로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숭례문 공사 중단과 목수들의 임금단가 문제는 장인들이 그동안 익숙해져 있던 전동공구 대신 전통도구를 사용해 시공토록 해 발생한 문제다. 게다가 설계변경 전 목공사 비용은 13억 원대였지만 변경 후 10억원으로 줄었다. 인건비 역시 5억4000만원이었던 것이 3억8500만원으로 축소됐다.
이에 대해 조규형 숭례문복구단 주무관은 "해체작업이후 목재를 재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공사물량이 준 것을 반영해 설계변경이 이뤄져 목공사 비용이 축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공사를 맡고 있는 신응수 대목장(70 중요무형문화재 제 74호)은 최근 이 품셈표를 현실화해야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4월 개정된 품셈표는 기계를 사용해 1차 가공한 후 전통방식을 적용하는 경우와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전통도구만 쓰는 경우로 나눴다. 지난 2010년 숭례문 복구에 적용된 품셈표는 개정전의 것이다.
숭례문 현장에 나가있는 시공사 명헌건설 관계자는 "문화재청에 용역을 받아 시공하는 상황에서 청과 상의 후 입장을 밝힐 수 있음을 감안해 달라"라고만 답변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이건 강압된 포기다"라며 "국보공사에서 이런 분란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이런 식으로 문제를 봉합해 버리는 것은 문화재 복구에 있어 더 큰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목공사를 내일부터 재개함에 따라 4월 말 완료 예정인 당초 계획 공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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