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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의 축구세상]한국 축구 명운이 걸린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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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의 축구세상]한국 축구 명운이 걸린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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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 땅의 축구에는 좋은 소식보다는 좋지 않은 부류의 소식이 더 많았다. 어쩌면 보기 드문 '최악'의 한 해였다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실로 안타까운 일 년이었다.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되는 일들,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여러 가지 일들이 그라운드 안팎을 얼룩지게 했다. 지금 축구계에 필요한 것은 이전투구가 아닌 자성의 목소리이고, 개혁과 발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고민이다.

2011년 여러 좋지 않은 뉴스들이 쏟아지는 와중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사실상 이 땅의 축구팬들이었다. 올 한해 팬들은 어떤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어떤 소식에는 분노했으며, 또 다른 소식에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각계각층을 막론하고 축구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어려운 시절을 겪어온 팬들에게 송구스런 마음부터 지녀야 하는 연말이라는 생각이다.
심란한 2011년을 만회해야 한다는 사실에 더하여, 다가오는 2012년은 자체로 한국 축구의 명운에 있어 심대한 중요성을 지니는 한 해다. 새해에는 브라질 월드컵으로 가기 위한 3차 예선 최종전 및 월드컵 최종 예선이 펼쳐지게 되며, 또한 출범 30주년을 맞이하는 K리그는 '승강제'라는 거대한 변혁에 직면한다. 이 두 가지 '큰 일'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지 여부가 한국 축구 전체의 앞날에 미치게 될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전의 <축구세상>에서도 피력했던 바 있지만, 우리에게 있어 월드컵은 '한번쯤 출전하지 않아도 되는' 유형의 대회가 절대로 아니다. 월드컵 본선이 좌절됐을 때 자국 리그를 비롯한 축구 전반의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수 있다는 일각의 견해는 한 마디로 '남의 나라 얘기'일 공산이 아주 크다(심지어 그 남의 나라들에서조차 월드컵 진출 실패를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4년에 한 번 뿐인 월드컵과 한국 축구 전반의 발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서 이해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우여곡절 끝에 닻을 올리게 된 최강희호가 2월말의 쿠웨이트 전부터 한 치의 실수 없이 순항해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뜻하지 않은 큰 부담을 떠안게 된 최강희 감독에게는 더더욱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줘야 할 것이다.
또한 새해에는 런던 올림픽도 있다. 홍명보호는 지역 예선의 험난한 관문을 지금까지 비교적 잘 헤쳐 나왔다. 모쪼록 이것이 예선 마지막까지, 나아가 본선까지 이어져 한국 축구 최초로 올림픽 메달에 도달하는 쾌거가 이뤄지길 소망한다. 물론 올림픽 본선에는 이미 유럽의 스페인과 스위스, 남미의 브라질과 우루과이 등 전력 상 쉽지 않은 나라들이 여럿 올라있으나, 치밀하게 대비해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다는 생각이다.

각급 대표 팀 못지않게 중요한 사안은 역시 승강제를 맞이하는 K리그다. 완전히 정리되지 못한 채 새해로 넘어가게 된 승강제 논의가 조속히 가장 합리적인 시스템을 마련해 모두의 합의를 도출해내기를 빈다. 사실상 승강제는 승부조작 사태나 AFC(아시아 축구연맹) 요구의 문제를 떠나, 그 자체로 한국 프로축구 백년대계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이니 만큼 시작부터 신중해야 할 뿐 아니라 치명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근자에 표출된 시도민 구단들의 반발은 그 시기와 방식이 적절치 못한 측면은 있지만, 그 원인에 있어서는 충분한 이유가 있고 연맹과 축구계의 대책 마련 또한 지극히 중요한 문제임에 틀림이 없다. 시도민 구단을 하나하나 늘려오기 위해 경주했던 지금까지의 많은 노력들을 물거품으로 만들어서는 곤란할 뿐 아니라, 이 시도민 구단들이 대도시, 광역을 커버하고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시도민 구단의 존립 자체를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어찌됐건 승강제라는 변혁을 안고 출발하는 새해의 K리그가 그 어느 때보다 불꽃이 튀리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미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겨울 이적 시장이 그것을 방증한다. 리그에서만 44경기를 치르는 까닭에 양질의 선수층을 갖추는 것도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 됐다.

리그 일정의 고단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새해에도 우리 클럽들이 AFC 챔피언스리그를 호령하길 바라는 마음 또한 굴뚝같다. 올 한해 잠시 쉬어가기는 했으나 다시 한 번 K리그 클럽이 아시아의 왕좌에 올라 클럽월드컵 무대에서 세계 정상의 클럽과 겨루는 기회를 갖기를 희망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결코 방심할 수 없도록 짜인 조별리그 단계에서부터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

이제 여러모로 안타까웠던 2011년이 저물어간다. 모쪼록 새해에는 발전적인 방향으로 큰 걸음을 내딛을 한국 축구의 모습을 꿈꾸며,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한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아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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