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엔 여자가 있고 엄마가 있다. 여자가 아닌 엄마가 있다. 대저 서로 아픈 곳이 같으면 기교가 필요없는 법이다. 그냥 툭툭 건드리기만 해도 아프기 때문이다. 추운 날일수록 아무런 조건없이 무한 긍정으로 존재를 끌어안던 그 품이 그리워진다. 노동과 슬픔을 묵묵히 견디며 나를 여기까지 밀어올려준 희생자. 꽃잎 아래, 마른 대궁같이 가만히 버텨낸, 신성(神性)의 그 여인. 엄마도 사람이라는 것을 재발견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리는가. 그래서 뒤늦게 돌아보면 없는, 눈물의 진 자리.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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