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대 일본어학과 4학년 2학기 기말 시험 치뤄...'주경야독' 멈추지 않는 보기드문 정치인
어느 대학생의 일기가 아니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쓴 지난 15일자 시정일기의 한 대목이다. 송 시장은 1988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지만 개방대학인 한국방송통신대에서 공부하며 '주경야독'(晝耕野讀)을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송 시장은 특히 지난 18일 집 근처 한 고등학교에서 졸업을 위한 마지막 기말 시험을 치렀다. 빽빽한 일정 속에 공부하기가 힘들어 일정이 바쁠 땐 주로 이동하는 승합차 내에서 공부를 한다. 송 시장의 애마인 카니발 승합차 안에 대학 전공 서적이 잔뜩 들어 있다.
송 시장도 힘이 들었는지 "자투리 시간을 내서 기말시험 준비를 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벼락공부를 해야 할 판"이라고 호소했다.
이는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뛰어난 국제감각으로 이어져 시장 취임 후 우호ㆍ협력 관계를 맺은 외국 도시를 방문할 때나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 기업들과 접촉할 때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송 시장은 지난 5월 용유ㆍ무의 복합레저단지 투자 유치 차 카타르 등을 방문했을 당시 인사말과 간단한 회화를 아랍어로 진행해 현지인들로부터 큰 호감을 얻었다. 이는 '친구' 관계로 이어져 지난 10월 카타르의 최대 부호 '알 파단'그룹 회장 일행이 인천을 답방하는 계기가 됐다.
유달리 '대국'이라는 자존심과 자국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중국인들에게도 송 시장의 유창한 중국어 회화 실력이 상당히 어필하고 있다. 이달 초 인천을 방문한 중국 주요 언론사 기자들도 자신들과 유창하게 대화를 나누는 송 시장의 중국어 실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시장의 한 측근은 "비서진들도 송 시장의 공부를 돕기 위해 시험 기간에는 가능한 일정을 줄이고 만찬은 아예 잡지 않는 등 배려를 하고 있다"며 "방통대 졸업은 일반인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인데, 하루 10여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공부를 멈추지 않는 모습에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