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챙기기' 바빴던 각국 중앙은행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금값 변동성이 컸던 지난 3분기 세계 각국 중앙은행과 중국이 금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세계금협회(WGC)의 통계를 인용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3분기(7~9월)에 순 매입한 금이 148.4t이라고 보도했다. 40년 전 금과 달러가 고정된 교환 비율을 갖는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 붕괴 이후 최대 수준이다.

금 시장의 '큰 손'인 각국 중앙은행은 금 보유량에 대한 정보를 거의 공개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난 20여년 동안 금을 매도하던 각국 중앙은행이 지난해부터 금을 순 매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입을 두고 급증한 외환보유고의 다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신흥국에서 집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헤지펀드 폴슨 앤 코가 주식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금을 대량으로 매각했던 지난 9월 말 금값이 저점을 형성했을 때, 중앙은행들이 싼 값에 금을 집중 매입해 금값을 다시 끌어올렸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WGC의 마커스 그루브 이사는 "이번 3분기 중에서 금값이 꼭지를 찍고 급락했던 9월에 매수세가 집중됐다"면서 "금값은 9월 초 온스당 1920.30달러로 '꼭지'를 찍었지만 9월 말 최근 3개월 동안 최저 수준인 1534달러로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루브 이사는 "중앙은행의 올해 금 매입 총 규모는 총 450t에 이를 것"이라면서 "4분기에 90t 가량을 더 매입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중앙은행들이 금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3분기에 세계 금 수요는 6% 늘어난 1053.9t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세계 2위 금 소비국 중국의 금 수요가 크게 늘었다. 중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 헷징 효과가 있는 금의 매력을 높인데다 '똑똑한' 중국인들이 9월 금값이 쌀 때 황금을 사 모으는 투자전략을 구사하며 금에 대한 욕심을 불태웠기 때문이다.


중국의 금 장신구 수요는 3분기에 13% 늘어난 131t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금화와 금괴 수요는 60.2t으로 24%나 증가했다.


중국이 지난 9월 한 달 동안 홍콩을 통해 수입한 금 규모는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절반 수준과 비슷했다. 중국 정부는 금 수입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홍콩을 통해 대부분의 금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양을 가늠할 수 있다.


홍콩 정부의 통계를 통해 추정한 중국의 9월 금 수입 규모는 56.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배나 증가했다. 지난해와 올해 중국은 매 월 10t 정도의 금을 수입해왔지만 7월부터 그 양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9월에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절반에 육박했다. 7~9월 중국의 금 수입량은 140t으로 지난해 전체 수입량 120t을 훌쩍 넘어섰다.


반면 세계 최대 금 소비국 인도에서는 3분기 금 수요가 급감해 금 수입량이 200t으로 전년 동기대비 20%나 줄었다. 금 장신구에 대한 수요가 125.3t으로 26% 급감했고, 투자용 금화나 금괴에 대한 수요도 78t으로 18% 줄었다.


WGC는 9월 초 사상 최고가로 급등한 금값이 인도에서는 오히려 금 장신구와 금괴의 수요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WGC는 "인도 금 시장에서 7~8월은 전통적으로 비수기인데다 금값 변동성이 너무 커서 장신구 수요는 줄고 투자자들의 금 투자 심리도 회복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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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7일 기준 금값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락한 가운데 원유, 구리 등 다른 원자재 가격과 함께 3%나 밀려 최근 2주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대비 3% 하락한 온스(1온스=31.1g)당 172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년 연속 상승 랠리를 펼친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24% 상승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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