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만큼 다 했다" 공 넘긴 與
與, 비준 먼저…李대통령 제시에 미국도 동조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조 요청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후 한나라당의 반응이다. 이 대통령이 '한미FTA 발효 후 ISD재협상' 카드를 내밀었고, 미국도 16일 오전(한국시간) 이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여당으로선 명분쌓기엔 성공한 셈이다. 끝까지 야당 강경파가 이 안을 거절할 경우 남은 건 한나라당의 단독처리 뿐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16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계기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을 조속한 시일 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엔지니어클럽 초청 조찬강연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한미FTA는 처리를 꼭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직권상정일지 강행처리일지 혹은 야당과의 협상처리일지 등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홍 대표는 "대통령이 마지막 결단을 했고, 오늘 아침에 미국에서 대통령의 결단을 확인시켜주는 성명이 있었다"며 "'한미FTA가 발효되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문제를 협상하겠다'는 화답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렇기에 저는 정치권에서 이제 서로가 합의점을 찾아 처리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한미FTA 발효 후 ISD재협상' 원칙에 대해 야당은 여전히 냉랭한 태도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일단 오늘 열리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과부터 지켜보자"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선 발효 후 재협상' 안을 폐기할 경우 단독처리 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선 "가정을 전제로 하고 이야기하진 않겠다"며 야당을 자극할 수 있는 말은 끝까지 피했다.
한미 FTA 여야 합의비준을 원하는 한나라당 협상파 의원 45명도 단독처리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듯하다. 그들이 여야 지도부에 관철하려 했던 '한미FTA 발효 후 ISD재협상' 절충안을 이 대통령이 제시했고 미국까지 이에 동조하며 그들도 더 이상 할 수 있는 실무적인 역할이 없어졌다.
홍정욱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이 이상의 카드를 꺼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야당이 (받아들일지 말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달렸다"며 민주당 강경파가 키를 쥐고 있음을 강조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 강경파가 끝까지 거부해 절충안이 깨질 가능성도 염두하며 "그렇게 되면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 속에 한나라당이 단독 표결처리 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며 "끝까지 민주당 협상파들과 육탄저지 몸싸움이 벌어지는 것만은 막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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