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범야권의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누르고 신임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박 당선자가 선거 막판에 비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 선별적으로 연한을 단축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한 만큼 해당 단지와 주민들도 지역 부동산 시장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최장 40년인 비강남권 지역의 재건축 연한을 절반인 20년으로 단축시켜주는 공약을 내세워 관심을 끌었다. 이에 박 당선자 역시 단지별 특성과 상황을 고려해 연한을 줄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단지가 노후해 주민들의 불편이 극심한 곳이거나 내진설계가 안돼 있는 단지 등은 굳이 40년 연한을 지키지 않더라도 재건축을 할 수 있는 길을 터주겠다는 것이다.


나경원 후보의 '일률적' 연한 단축만큼은 아니지만 중층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있는 도봉구, 노원구, 양천구 등의 부동산 시장에는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공약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비강남권 재건축 연한 완화가 적용될 수 있는 곳은 ▲노원구 5만5354가구 ▲양천구 3만788가구 ▲도봉구 1만9460가구 등이다.


특히 1987~89년도 입주한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나 양천구의 목동 신시가지의 경우 단지 당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들로, 재건축 연한 단축시 이 일대 전월세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재건축 연한 단축의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끼리 의견이 엇갈린다. 김인만 굿멤버스 대표도 "연한 단축을 해준다고 해서 당장 재건축이 되지는 않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심리를 불러 모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반면 이호연 부동산114 팀장은 "주택시장 침체로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 자체가 보장되고 있지 않다"라며 "재건축 연한 단축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반복적으로 들고 나왔던 문제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당선 후에도 시의회와의 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재건축 연한 단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의회 동의가 필수적이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분위기상 서울시의회가 박 당선자에게 호의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재건축 연한 단축이 집값 폭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정책 마련에는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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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재건축 연한을 선별적으로 단축시킨다고 했을 때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4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연한을 풀어주게 되면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집값이 갑자기 급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전·월세 대란을 야기할 위험이 있는 만큼 재건축 연한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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