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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강호동이 이룬 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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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화 SBS 밤 11시 15분
붐-특 아카데미는 또 한 번의 분장 쇼를 선보였고, 김조한과 성시경은 듀엣 무대를 꾸몄으며, 이예린은 할머니를 엄마로 알고 살았던 어린 시절을 고백하며 울었다. 이승기의 단독진행을 예고한 예고편마저 없었다면 이게 강호동의 마지막 녹화였다는 사실도 모를 정도로, 언제나와 같은 패턴의 <강심장>이었다. 강호동의 잠정 은퇴 선언은 갑작스러웠고, 때문에 <강심장>이 강호동에게 예우를 갖춘 작별인사를 따로 건넬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그러나 그 덕에 강호동은 쇠락하지 않은 최고의 기량 그대로의 모습을 남기며 퇴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예고편만으로 이승기가 혼자 이끌어 갈 새로운 <강심장>을 상상하긴 아직 다소 어렵지만, 강호동의 마지막 <강심장>을 통해 그가 남긴 유산을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다.

강호동은 토크 역시 힘으로 풀어내는 MC다. 수많은 게스트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고루 나눠주기 위해 그는 상대를 완력으로 몰아붙이고, 말꼬리를 잡아 옆구리를 찌르고, 상대의 토크의 힘을 역이용해 잡아당기며 넘어진다. 마치 조여정과 뮤직비디오 촬영 후 한 차례 더 만났다는 성시경의 발언을 스캔들로 몰아가며 이야기에 완급을 부여하고, 콜드플레이가 몇 인조인지 아느냐는 질문 앞에서 자신의 단순무식한 캐릭터를 앞세워 망가져 준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이런 완력의 진행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빛깔 고운 물감들도 무작정 덧칠하면 결국 검은 색만 남는 것처럼, 몸 개그와 분장 쇼, 춤과 노래, 게스트들의 토크가 불특정 다수의 방청객들 앞에서 펼쳐지는 <강심장>은 자칫 자극만 많고 구심점은 없는 난장판이 될 위험을 안고 출발한 쇼였다. 그 모든 요소들이 내뿜는 에너지를 버텨내며 쇼에 고유의 문법과 질서를 박아 넣은 것은 분명 강호동만이 이룰 수 있는 성취였다. 성시경은 스캔들성 실언을 유도하는 강호동에게 “강호동 씨는 스타일이 정말 안 변해서 좋은 것 같아요”라고 대꾸했다. 브라운관 너머의 우리도, 그런 강호동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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