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엊그제 강원대와 충북대, 강릉원주대, 군산대, 부산교대 등 5개 국립대학을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으로 지정했다. 1년 이내에 총장직선제 개선, 유사학과 및 대학 간 통폐합 등 개혁안을 내놔야 한다. 앞서 지난 5일에는 346개 사립대학 중 4년제 28개, 전문대 15개 등 43개 대학을 정부의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했다.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의 고삐를 단단히 죄는 모습이다.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늘 흐지부지 시늉만으로 끝났다. 그러던 것이 올해 초 '반값 등록금' 논의 과정에서 부실 대학의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껏 분출됐다. 대학 등록금을 낮추기 위해 정부 예산을 지원할 경우 부실 대학에까지 귀중한 국민의 세금을 쏟아부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국내 대학은 1990년 241개에서 20년 사이 무려 100개 이상 늘어났다. 그 과정에서 단지 대학 졸업장을 받기 위해 진학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나며 학력 인플레 현상이 한층 깊어졌다. 그러다보니 재단의 온갖 불법ㆍ탈법에 입학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껍데기만 대학인 곳이 수두룩한 게 현실이다. 부실 대학을 솎아내는 구조조정은 당연하다. 더욱이 갈수록 고교 졸업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인구학적으로도 통폐합 등 대학의 정리는 필요하다. 불법ㆍ탈법이 판치는 부실 사립대는 물론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주해 온 국립대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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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대학들은 앞으로 1년 이내에 가시적인 개혁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입학정원 감축, 재정지원 축소 등 행정 및 재정적 불이익을 받게 된다. 대학의 생사가 달린 것이다. 정부의 평가 결과에 반발하기에 앞서 새로운 대학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각오로 스스로 구조조정에 힘을 쏟는 게 순서일 것이다.

교과부는 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최근 한 포럼에서 "(대학에 대한) 상시 구조개혁 시스템을 갖춰놓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필요하면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행동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말대로 실천하길 바란다. 모쪼록 이번에 없어져야 할 대학들을 확실하게 정리함으로써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주의도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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