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1200억원대 세금소송 이겨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삼성생명이 정해진 기한까지 상장을 하지 못하면서 이 회사에 부과됐던 1천200억원대의 세금을 취소하라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6부(임종헌 부장판사)는 삼성생명이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삼성생명이 최종상장시한인 2003년 12월31일까지 주식을 상장하지 못한 것은 이 회사에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뤄진 세금 부과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정부는 생명보험회사를 상호회사적 성격이 있다고 보고 상장이익을 보험계약자에게 배분하도록 해 그전엔 상장할 수 없도록 제도화했다"며 "생명보험사는 상장이익 배분방안에 관해 정부와 합의하기 전까지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정부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시한 내에 주식을 상장하지 못한 것을 삼성생명의 책임이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세무서는 삼성생명이 그룹 경영권 문제로 인해 상장의지가 부족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1990년 2월 상장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했으나 상장이 연기되면서 재평가 차익에 대한 1989년도분 법인세 등을 감면받았다. 재산재평가를 실시한 법인은 통상 재평가 차익의 34%를 법인세로 내야 하지만, 당시 조세감면규제법에 따라 상장이 전제되면 차익의 3%만 재평가세로 부담하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 상장시한인 2003년 말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않자 남대문세무서는 앞서 삼성생명이 납부했던 재평가세를 돌려주는 대신 법인세 995억원과 방위세 248억원을 징수했고, 삼성생명은 취소소송을 냈으나 1심은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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