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서울시장 나올 수 있나?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 무산으로 자리를 내놓은 가운데, 올 10월 치러질 차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놓고 한명숙(67) 전 총리의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를 통해 선두를 달리는 중인 한 전 총리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자칫 취임 7개월만에 자리를 비워야했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ㆍ2지방선거에서 오 시장과 박빙을 이뤘던 한 전 총리지만, 때마침 불거진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정치자금 관련 의혹도 악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김우진 부장판사)는 29일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와 관련해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전 총리 자택에 대한 현장검증과 더불어 한만호 전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행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 동안 공무담임권이 박탈돼 한 전 총리의 경우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판결 선고와 동시에 직을 상실하게 된다. 한 전 총리가 선두권을 유지해 10월 차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되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대목이다.
앞서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박연차게이트에 연루되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1천400만원의 형이 확정돼 취임 7개월 만에 자리를 내놨다.
하지만 한 전 총리가 재판에 대한 부담을 주저해 출사표를 낼지 고민할 이유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에 앞서 진행된 한 전 총리의 뇌물 사건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 공기업 인사청탁과 함께 5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 당시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형두)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유일한 직접증거인 곽 사장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정치자금 사건 또한 앞서 뇌물건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물증이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진술이 정치자금의 규모는 물론 제공 여부 자체에 대해서도 오락가락 뒤집히고 있어 쉽사리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우리란 전망이 높다.
다만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사실상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곽 교육감이 오 시장이 자리를 물러나자마자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 연루된 것은 악재다.
정치자금과 관련된 문제들이 잇따라 불거짐에 따라 한 전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법정공방에선 자유로워지더라도 자리를 내놓은 단체장에 대한 시민불안에서 자유롭기는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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