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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은행들이 직면한 암울한 현실:경기부진에 따른 수익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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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살아나야 은행도 돌아갈 것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요즘 월스트리트의 은행들은 죽을 맛이다. 경기침체로 대출이 부진한데다 저금리 탓에 채권거래 수입도 급감했다. 이에 따라 자산기준 최대은행인 뱅크오브어메리카 등 대형 은행들은 임직원 보수를 깎고 감원을 단행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전망은 매우 암울하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5개 미국 대형은행들의 상반기 이익총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7% 감소했으며, 6대 대형은행이 하락을 주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애널리스트를 설문조사한 결과 15대 은행의 하반기 이익전망치 평균은 지난 해 하반기에 비해 8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주가도 폭락했다.BofA 주가는 올들어 53%나 하락했다.주가는 지난 23일 주당 6.30달러로 6월 말 기준 장부가치의 31% 수준에 그쳤다.

두 번째 큰 대형은행인 JP모건의 주가도 18%나 떨어져 주당 34.78달러를 기록했다.역시 주당 44.77달러인 장부가치를 한 참 밑돈다. 12개 대형은행의 주가가 장부가치 이하다.
이와 관련 신시내티 소재 발앤게이너(Bahl& Gaynor)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매슈 매코믹은 “경제현실은 예측치에 이르지 못한다”면서 “거래수입은 최악이며, 순이자마진은 압박을 받고 있어 이번 분기는 힘든 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직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분석가지아 인스티튜셔널 리스크 애널리틱스의 공동설립자인 크리스퍼 월렌은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신규대출규모와 수입, 이익에 대한 시계가 불투명한데다 미국 정부의 저금리 정책탓에 부정적인 전망을 되풀이해서 말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가 2007년 8월부터 1조2000억 달러의 자금을 은행들과 기업에 투입하고, 2008년 12월 이자율을 제로수준까지 낮추고, 양적완화인 채권매입을 단행한데 이어 우선주를 사들여 은행에 자본금을 투입한 결과 은행들은 2008년보다는 위기에 저항할 준비가 더 잘돼 있다.
은행들도 그동안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자본과 유동성을 늘렸으며, 자본조달 통로도 개선했고, 손실도 대부분 상각처리했다.

이를 종합하면 은행들이 직면하고 있는 수입과 이익률에 대한 리스크는 장기화된 저금리와 저성장여건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미 상무부가 지난 달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 2분기는 1.3%로 나타났다. 2분기 성장률은 전문가 예상치 1.8%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9일 “다가오는 분기에 다소 더 더딘 회복속도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경제의 하방위험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FOMC는 “ 런 여건들은 최소한 2013년 중반까지 극히 낮은 연방기금 금리의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18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저성장과 질퍽한 주식시장간의 부정적인 되먹임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미국과 유럽은 침체에 위험할정도로 근접해 있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저성장으로 가계와 기업의 대출수요가 감소하고, 저금리는 은행이 대출에서 얻는 이익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저금리는 저금과 조달금리를 바닥수준으로 떨어뜨리리지만 증권과 대출 등 은행의 자산수익률도 하락해 결국 마진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ofA,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웰스파고(WFC) 등 4대 대형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이들 은행의 상반기 총수입의 54%를 차지했다. 금리가 낮고,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이들 은행이 수입과 수익이 줄어들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금리는 너무 낮고 경제는 너무 취약하다”는 통탄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뉴욕의 알파인우즈자산투자사의 은행산업 분석가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피터 코발스키는 “파이가 커지지 않았는데 성공을 거두는 은행이 있다면 이는 경쟁사들의 점유율을 빼앗아온 결과”라면서 “파이가 커지려면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성명을 발표한 직후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저성장과 금리여건으로 은행의 주당수익률 전망치를 최대 30%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그룹의 애널리스트인 리차드 람스던은 지난 11일 “실질적인 시장점유률이 늘지 않는다면 의미있는 성장은 대다수 은행들에게는 도전과제로 남을 것”이라면서 “낮은 수익을 내는 자산이 전체 자산의 큰 부분이 되고, 조달비용이 바닥에 도달함에 따라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ISI의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나자리언은 12일자 노트에서 “은행은 계속 수입침체(revenue recession) 상태에 빠져 있을 것”이라면서 10대 은행의 주당수익률 전망치를 평균 7% 낮췄다. 런던 애틀랜틱 이쿼티즈의 애널리스티인 리차드 스타이트도 시티그룹과 BofA의 매출액 전망치를 각각 1.3%와 3.5% 증가로 조정했다.

대형은행들의 매출은 월가에서 하는 일로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2009년 4대 대형은행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매출액 증가를 견인했던 채권거래는 지난해 부진했다.

상반기에도 10대 글로벌 은행들의 투자은행부문과 거래부문 수입은 910억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억 달러나 줄었다.

나자리언은 “은행의 주식과 채권거래 수입은 저성장과 이자율 인하, 주식시장 탓에 아마도 8~1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은행 트레이드 데스크의 수익성은 자기자본금 확충을 요구하는 규제당국의 규제와 도드프랭크법이 부과하는 규칙 때문에 크게 훼손됐다고 뉴욕의 투자은행인 에버코어 파트너스의 랠프 숄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이같은 부진한 실적과 더 암울한 실적 전망 때문에 은행들은 감원과 부수삭감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미 월가의 대형 은행들은 하반기중 총인력의 5% 수준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HSBC와 크레디스위스,BofA 등 세계 50대 글로벌 은행은 8월초까지 6만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BofA의 브라이언 모이니헌 CEO는 올해초 2500명을 감원한데 이어 연말까지 추가로 35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거시경제 요인들을 반영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월가의 채권거래와 판매 담당 인력의 연말 보너스는 지난해와 비교해 20~30% 감소할 것으로 뉴욕의 기업보수컨설팅회사의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이는 지난 3년간의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자본투입과 저리대출은 월가에 도움을 주기는 했지만 실물경제의 지속적인 회복을 가져오지못한 결과다. 취약한 경제는 은행의 수익과 월가 보너스를 무너뜨린 장본인인 셈이다.

샌들러 오닐 앤 파트너스의 수석 전략가인 로버트 알버슨은 “정치권은 금융시스템이 문제를 초래했다고 보고 그것을 장차 고치는데 집착하고 있다”면서 “은행을 다시 작동하게 하면 경제가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정반대”라고 주장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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