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은행에 외화유동성 확보 지시 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로 하여금 위기시 외화자금 확보 계획을 요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기관 외화유동성 특별점검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12개 은행에게 비상시 외화자금 조달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최근 그리스 등 유로존 위기가 재부각되고 있고, 미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향후 외환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윤수 금융시장분석과장은 "당장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경계는 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위기가 닥쳤을때 (조달 계획이) 잘 작동될 수 있는지, 적절한지를 점검하기 위해 은행들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전일 간부회의에서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확보에 각별히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환건전성 문제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선제적 대응에 나선 이유는 그동안 해외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탔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금융위기 등 큰 대내외 위기상황이 닥칠 때마다 외국 자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 과장은 "(김석동 위원장이)그동안 외환위기를 겪어봤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감이 남다르다. 위기 때마다 우리 은행들이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을 봐 왔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를 당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시중은행들이 비상시에 대비해 외화자금 조달계획을 갖고 있는지 점검하는 한편, 이들 조달계획의 세부내용을 살펴보고 보완이 필요하면 은행과 논의해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또 향후 수시로 TF를 모집해 비상계획을 점검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각 은행마다 업무스타일이 다르고 자금확보 방법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기준을 제시하기보다는 각 은행 스타일에 맞춰나갈 것"이라며 "대책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만들어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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