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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비싼 여름식탁… '엄마, 수박 언제 사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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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아이들이 밥보다 과일을 더 좋아해요. 나흘이면 수박 한 통을 너끈히 해치우는데 1만6000원씩 달라고 하니 대놓고 먹을 수 있나요. 참외도 4개들이 한 봉지에 6000원은 줘야해요. 장보기 무섭다는 말, 과장이 아니에요."

지난 26일 오후. 신대방동의 한 체인 슈퍼에서 만난 주부 서현미(34)씨는 4인 가족의 여름나기가 녹록지 않다고 털어놨다. 동네 슈퍼에선 수박 1통이 1만6000원, 대형 마트까지 나가도 6~7kg짜리 수박 1통에 1만5000원은 줘야 한다. 1인분에 1만4000원씩 받는 삼겹살 외식을 포기한 건 오래 전. 냉면 한 그릇이 어느새 1만원 남짓이니 '시원한 물냉면 한 그릇 먹자'는 말도 호사가 돼버렸다.
제철 과일, 계절 음식 값이 무섭게 올라 참 '비싼 여름'을 나고 있다. 이상 기온으로 과일 작황이 나빴던 것도 한 몫을 했지만, 경기 회복세를 탄 편법 가격 인상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태풍 메아리는 지나갔지만, 두 차례 더 찾아올 태풍과 아직 끝나지 않은 장마의 영향력에 따라 과일·채소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여름 과일 수박은 예년보다 값이 30~40% 정도 올랐다. 백화점에선 7kg짜리 1통이 19600원, 할인 쿠폰을 붙여야 간신히 16800원으로 값이 내려간다. 백화점보다 값이 싼 대형 마트에서도 7~8㎏짜리 1통이 1만5000원 남짓에 팔린다. 10kg 단위로 포장된 참외는 한 상자에 4만5000원. 역시 지난해 이맘 때보다 30% 정도 값이 올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멜론도 1개에 9000원 정도로 예년보다 30% 이상 비싸졌다.

과일 값이 크게 오른 건 지난 겨울 한파에 올해 초 이상 기온이 이어져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과일 값이 오른데다 수입산 과일 값도 오름폭이 커 마땅히 택할 대체재를 찾기 어렵다. 곧 시장에 나올 포도와 복숭아도 마음껏 맛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상 기온으로 포도는 산지 출하 대기 물량이 5~10%가량 줄었고, 복숭아도 개화기에 날씨가 나빠 수확량이 감소했다.
오른 건 과일 값만이 아니다. 여름의 별미 냉면 가격도 무섭게 뛰었다. 동네 식당에선 6000원 정도였던 냉면 한 그릇 값이 어느덧 8000원 남짓. 이름난 맛집에선 1만원 이상을 받는다. 과일 값이 올라 푸념하던 서 씨 가족이 냉면 한 그릇 씩을 시키고, 불고기 한 접시를 곁들일 경우 6만원은 잡아야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강남의 B냉면집에선 "메밀 가격이 워낙 많이 올라 이 정도는 받아야 임대료를 내고,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육수에 면, 삶은 계란 1조각이 고작인 냉면 값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반박한다. 정부는 이렇게 원가 인상을 근거로 슬그머니 값을 올리지 못하도록 공정거래위원회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해 외식·서비스업 분야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서민들은 참 '비싼 여름'을 나고 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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